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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Jan 16. 2019

백과사전_지식은 책이 아닌 포털에 물어보세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1768년 스코틀랜드에서 초판이 간행된 이후, 240여 년간 15차례 계정을 거치며 현존하는 백과사전 가운데 오랜 전통을 지닌 가장 권위있는 백과사전입니다.”


브리태니커 만화백과사전을 판매하는 미래엔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으면 하는 책이다. 백과사전을 보든 보지 않든 집에 있으면 왠지 뿌듯해지는 책이랄까?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가끔은 소유욕을 부려 보려는 그런 책이 아닐까? 백과사전 하나만으로 공부를 다한 느낌이 나는 그런 책이다. 하지만 당시 가격이 만만치 않아 쉽게 사지 못하는 책이기도 한다.  


자료: http://britannica.mirae-n.com/intro_content02.asp


해외 브랜드로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있다면, 국내에는 두산세계대백과사전이 있었다. 책으로는 없었지만 CD로 두산세계대백과사전을 가지고 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런 백과사전은 이제 CD로 사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 한 번이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자세히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인 같은 서비스는 백과사전의 사라짐을 가속화시켰다. 


그래서일까? 브리태니커는 2012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책자로는 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브리태니커 CEO는 “슬픔과 향수는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료: 한겨레, ‘종이 시대의 거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출판 244년만에 중단, 2012. 3. 14) 한 때는 미국에서 12만질(1990년)이나 팔렸지만 이 수치는 2010년에 8000질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백과사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더 나아가 포털 서비스의 등장은 백과사전을 오프라인에서는 사라지게 했다. 


이제는 미래엔에서 출간하는 브리태니커 만화백과 같은 과거의 모습과는 다른 브리태니커를 만나볼 수 있다. 두산세계대백과사전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 이런 백과사전은 중고로나 볼 수 있다. 중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7권은 급처분으로 4만원, 두산세계대백과사전(32권)은 15만원에 판매한다고 되어 있다. 나에게는 위대했던 그런 존재들이 이제는 이렇게 위상이 떨어졌다. 


백과사전도 사라졌지만 이와 함께 국어사전, 영어사전도 이제는 종이 책자로 쉽게 보기 어렵다. 지금도 종이 책자로 발간되지만 사람들은 포털 검색을 통해 한글, 영어 단어의 의미를 바로 찾아본다. 특히 한자를 찾아보던 옥편은 국어사전, 영어사전 보다 더 찾지 않는 존재가 되었을지 모른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한자를 공부했지만 이제는 한자를 많이 사용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전류의 사라짐은 포털,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등장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이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소위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위키피디아의 등장은 백과사전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위키피디아는 2018년 한 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세계 웹사이트 5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바이두 다음이다. 1~4위 업체만 봐도 위키피디아의 순위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위키피디아의 월 평균 페이지뷰는 150억건, 2019년 1월 기준 약 4900만개의 문서가 등록되어 있다.(자료: 한겨레, ‘집단지성의 성채’ 위키백과, ‘지식정보의 편향’ 넘을 수 있을까, 2019. 1. 5)


초기에만 해도 위키피디아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위키디피아를 백과사전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소수의 편집자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어서 지적 편향성에 대한 이슈는 존재한다. 하지만 전세계 석학들과 전문가 집단이 집필에 참여해 지성의 원천이었던 백과사전은 이처럼 또 다른 유형의 지성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사전의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수익모델의 변화를 가져왔다. 사전이 가지고 있던 콘텐츠를 포털에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사전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는 계속해서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전을 이용하는 형태가 앱이나 웹으로 바뀌었을 뿐 콘텐츠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백과사전이든 국어사전이든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일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사전은 기본 지식을 알려준다. 그 기본 지식이 있어야 지식의 재생산이 가능하다. 아무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해도 누군가가 기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위키디피아가 있어도 이 기본 지식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면, 콘텐츠의 재생산이 가능할까? 사전 전문가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금,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인터넷으로만 제공되는 백과사전도 언제가 그 가치를 또 인정받을 수 있을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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