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로 배우는 한 끗 차이 인생공부
마르셀 뒤샹의 <샘>이란 미술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 ‘이게 왜 작품이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만든 것도 아니고, 남성용 소변기에 이름만 붙여놨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으로 그는 기존 미술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고 ‘레디메이드 Ready-Made’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만들어냈습니다.
남성용 소변기를 ‘샘’으로 재정의한 그의 통찰은 지금 봐도 혁신적입니다. ‘과연 나는 그 시대의 생각 속에서 저런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었을까? 혹은 알고 있더라도 시도를 해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르셀 뒤샹의 경우처럼, 멋진 작품을 꼭 누군가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을 나만의 시각으로만 봐도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있는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피천득 역)이란 시의 내용은 <테드로 세상을 읽다>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테드로 세상을 읽다,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