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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Feb 21. 2019

전략적 질문이 전략의 시발점이다

전략적 사고와 전략수립 방법

전략은 이제 한번 분석해볼까 혹은 시작해볼까라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전략환경에 대한 이해가 아니다. 전략을 수립할 때 우리가 어떤 것들을 봐야 하는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봐야 할 항목은 변함이 없지만 봐야할 내용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95세의 나이로 타계한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는“가장 심각한 실수는 잘못된 대답이 아니라 잘못된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비롯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게 있어 중요한 5 가지 질문을 제시하였다. 이른바 ‘피터드러커의 5가지 질문’이다.


1.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2.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3. 고객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4. 우리의 결과는 무엇인가?

5. 우리의 계획은무엇인가?


이 5가지 질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너무 뻔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당연히 우리는 사업, 고객, 가치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런데 왜 이 5가지 질문이 중요할까? 우리가 사업을 사업을 할 때너무 잘 알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의 사업은 A다”라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도 “나의 사업은 A일까?”라는 관점 전환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멜론이나 지니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면, 우리의 사업은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의 본질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우리의 사업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 있든 항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그러면우리 사업의 고객은 더 확대될 뿐만 아니라 가치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단순한 질문 같지만 나는 이러한 것들이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는 ‘전략적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사업전략 보고서를 쓰느라 수 많은 자료에 둘러쌓여 있을 때 텍스트에 매몰되어 중요한 키워드를 생각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는 것=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피터드러커의 5가지 질문은 그냥 누구나 한 번쯤 본 질문으로 전락한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 중에 5가지 질문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느껴 본 사람은 없다.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사이먼 또한 <전략을 보는 생각>에서 7개의 전략적 질문을 제시하였다. 로버트 사이먼은 올바른 전략은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해야 된다고 한다. 흔히 전략수립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는데, 복잡할수록 전략은 애매모호해지기 때문이다.


1.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가?

2. 핵심 가치에 따른 우선순위가 명료하게 정해져 있는가?

3. 평가에 반영되는 주요 성과 변수는 무엇인가?

4. 전략적 통제 경계를 어디까지로 정했는가?

5. 창의적 긴장감을 어떻게 조성하고 있는가?

6. 조직 구성원들은 서로 돕기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가?

7.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전략적 불확실성은 무엇인가?


과거 벤처기업들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기술에 대한 확신’이었다. 자신의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성공에 대한 장미빛 전망만 보여주었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고 생각해야 더 나은 고객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했던 많은 기업들이 만약 이런 질문을 했다면 어땠을까? 


“우리기술 혹은 제품과 서비스가 정말 시장에서 최고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어떤 일에 대한 검증을 하게 해준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보다 내가 가진 제품이 왜 시장에서 중요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내가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가 왜 중요하고 어떤 고객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 필요가 있다. 


조 화이트헤드는 <전략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에서 전략도출을 위해 기본적으로 6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피터드러커의 질문이 사업의 근본적 이유에 중점을 둔다면, 조 화이트헤드의 질문은 실제 전략 수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


1. 외부환경은 어떤가?

2. 내부상황은 어떤가?

3.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4. 일차적인 쟁점은 무엇인가?

5. 옵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6. 어떤 옵션이 최선책인가?


질문은 전략의 관점이나 전략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우리 회사는 정말 음원 서비스를 하는 회사인가?’라는 질문은 관점을 정의하는 질문이다. 음원 서비스 회사가 아니라면 어떤 회사인지 재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이슨의 날개없는 선풍기 개발은 “왜 선풍기는 꼭 날개를 써야하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지금이야 날개없는 선풍기가 당연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다이슨 제품이전에 날개가 없는 선풍기는 상상하기 어려웠다.선풍기는 1882년 최초로 개발되었고 100년 이상 선풍기의 날개는 존재하였다. 하지만 질문을 통해 다이슨의 날개없는 선풍기는 4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제품으로 출시되었고 타임지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영에서 질문의 중요성은 신제품 출시 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에 걸쳐있다. H&M, ZARA 등과 함께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인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시골에서 양복점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일하던 그는 “장사를 크게 하려면 고객층이 한정되지 않는 캐주얼웨어가 장래성이 있지 않을까?, “남녀노소 구별 없이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이 장래성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했다.21)그리고 유니클로 1호점을 1984년 히로시마에 오픈했다. 그는 사업구상 뿐만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흔히 SPA 브랜드라고 하는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저가에 고품질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획, 제작, 유통 전 과정을 장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점잠이 주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질문은 전략의 기초가 되기도 하지만 전략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럼, 우리는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할까? 어떤 질문을 던져야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전략적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현실을 직시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분명 잘못되었지만, 혹은 질문을 던지면 논쟁이 발생할 수 있는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람뒤 쳇바퀴 돌 듯 현실에서 누구나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그런 질문은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두번째로 사람이 아닌 솔루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질문이 누가 맞고 틀린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닌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조직 내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사람에 중점을 두기 쉽다. 


세번째로 질문이 습관화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A가 필요하다”가 아닌 “우리는 왜 A가 필요할까요”라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적 질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개방된 조직문화와 함께 개방된 질문이 필요하다. 


*본 글은 <전략수립의 신> 일부를 발췌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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