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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Apr 30. 2020

기획을 잘하고 싶다면, 프레임과 맥락을 기억해라

기획의 고수는 관점이 다르다


기획은 현상을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현상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료에 대한 정밀한 분석? 현상 밑에 숨겨진 본질? 모두 다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보느냐?”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이는 그대로만 본다면 의미 있고 획기적인 기획이 나올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자동차 사고가 빈발하게 일어나는데 단순히 사고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그 현상만으로 좋은 기획이 나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 현상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가 중요하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지역인가? 

도로가 일시적인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구조는 아닌가? 

도로 주변이 항상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안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예시의 첫 번째는 운전자의 관점에서, 두 번째는 도로의 구조적 측면에서, 세 번째는 지역(위치) 측면에서 접근한 사항이다. 어떤 측면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이 현상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도 달라진다. 그런데 문제점과 해결 방안이 달라진다는 것은 동일한 현상을 보고도 서로 다른 기획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핵심은 프레임이다. 다음 그림을 한번 보자. 어떻게 보이는가?



시선을 한가운데에 집중하면 꽃병이나 혹은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잔처럼 보인다. 그런데 시선을 옆으로 살짝만 확대해보자. 어떻게 보이는가?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네모 안에는 분명 하나의 그림만 있지만 어디에 시선을 두느냐에 따라 두 개의 다른 그림이 보인다. 이게 바로 프레임이다. 가까이서 보면 꽃병, 멀리서 보면 사람 얼굴로 보이는 이 착시현상을 인지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질은 자신이 어떤 관점과 프레임에서 대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동일한 현상도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맥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곧이곧대로만 분석하면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기획을 할 때 사람들은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이때 프레임과 맥락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추억’이라는 키워드를 분석했는데 고향, 사진, 오락실이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단순히 “저 단어들은 추억이라는 키워드와 연관이 있습니다”라고만 말하면 끝나는 것일까? 과연 그것만으로 올바른 기획이 될 수 있을까? 추억-고향, 추억-사진은 말을 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런데 오락실은? 추억과 관련하여 응답한 사람의 연령대, 거주지 등을 이해해야 오락실이 왜 추억인지를 알 수 있다. 과거 오락실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여서 '추억’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오락실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오락실은 어떤 의미일까? 과거와 같은 동네 놀이터일까? 그들에게 오락실은 동네 놀이터가 아니라 대형 쇼핑몰 안에 있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매장일 뿐이다. 지금은 대부분 게임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IT 기기로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에 따라 오락실의 의미가 달라진다. 


사실 자신이 조사하지 않은 모든 가공된 자료에는 작성자의 관점이 담겨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작성자의 시각, 가치관에 따라 정보가 걸러진다. 그래서 기획을 할 때는 자료를 작성한 사람의 시각을 이해하고 나의 관점(프레임)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시각은 없고 다른 사람의 시각만 있는 기획이 된다. 맥락도 모르면서 말이다.


지금까지 어떤 기획을 해왔는가? 혹시 주제에 맞는 자료를 찾는 데만 급급했는가? 아니면 자료를 그저 자르고 붙이기만 했는가? 그게 아니라면 자료에 담긴 실제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후에 기획했는가?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자료가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작성된 자료를 제대로 파악해 자신의 관점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분석을 하면서도 그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기획의 고수는 관점이 다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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