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글쓰기 강의 (2020)
[생각숨 10호]
운동처럼 글쓰기: 훈련의 반복 그리고 창의성
"I've missed more than 9,000 shots in my career. I've lost almost 300 games.
26 times, I've been trusted to take the game winning shot and missed.
I've failed over and over and over again in my life. And that is why I succeed."
Michael Jordan. (1997)
대학시절, 차이와 반복(질 들뢰즈, 2004), 스피노자와 표현 문제(질 들뢰즈, 2019),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2016)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포츠 경영학과 마케팅이라는 하나의 학문을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다보니 이전에 몰두했던 그들의 철학을 스포츠 영역에 그리고 아이와 학생들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다다른 저만의 결론은 늘 새롭게 나아가려는 반복의 힘, 그리고 행동의 중요성입니다. 글의 첫머리에 쓴 인용문은 1997년 나이키 광고에서 마이클 조던이 했던 말입니다. 서툴게 번역하자면, "나는 내 커리어에서 9,000개 이상의 슛을 놓쳤고, 300번에 가까운 경기를 졌다. 26번이나 경기의 승부를 결정짓는 슛을 맡았지만 실패했다. 나는 인생에서 게속해서 실패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이다." 제가 읽은 들뢰즈와 니체와 스피노자는 마이클 조던의 삶을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실패했던 나를 딛고 일어서기(차이 만들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반복), 그 차이나는 반복의 행동이 나를 드러내는 정체성이 될 수 있다(표현). 차이, 반복, 표현.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바버라 베이그의 하버드 글쓰기 강의입니다. 원제로는 barbara baig(2020)의 'How to be a writer: building your creative skills through practice and play'입니다. 책의 전체 제목은 하버드 글쓰기 강의: 30년 경력 명강사가 말하는 소통의 비밀로 번역되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학습된 기술'이라고 정의합니다(11쪽). 요즘 고등학생, 대학생을 비롯해 글쓰기 교육을 할 기회가 많은데요. 저는 전적으로 저자의 말에 동의하고 싶습니다. 스포츠와 글쓰기가 비슷하다는 저자의 생각에도 역시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습니다. "수비수의 동작이 쉬워 보이는 것이 단지 연습의 결과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야구팬 중에도 있는 것 같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미식축구의 리시버 돈 휴스턴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매 경기에서 볼을 잡기 위해 나는 천 번을 연습했다.'"(55쪽) 그렇다면 글쓰기는 어떻게 훈련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저자는 훈련의 대상으로 내용과 기교를 나누고 있습니다. '글로 쓸 생각과 활용할 재료를 찾아내는 작가의 정신과 관련된 부분'이 내용이고, 기교는 글의 종류를 고려하는 큰 기교와 어휘를 선택해 문장과 문단으로 조합하는 작은 기교로 이루어집니다. 내용 훈련은 글의 재료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이때 기록하는 습관을 강조합니다(69쪽). 다음으로 작가의 관점으로 읽기입니다. "읽고, 읽고 또 읽는다. 시시한 글이든 고전이든, 좋은 글이든 나쁜 글이든 모든 것을 읽고 그 글을 어떻게 썼느지 확인하라. 도제처럼 일하고 장인처럼 연구하는 목수와 같이! 끝없이 읽어라!"(73쪽). 동의하고 동의하고 또 동의하는 말입니다. 작가의 관점에서 재료를 어떻게 모았고, 활용했는지를 연구하는 단계입니다. 이 관점의 전환은 정말 중요합니다. 독자로서 읽느냐, 작자로서 읽느냐는 큰 차이를 만듭니다. 실제로 글쓰기 수업을 하면 이 관점의 전환이 대단히 힘듭니다. 그럼 어떻게 관점을 전환할 수 있을까요? 구체적인 훈련 방법이 무엇일까요? 저자는 왜라는 질문하기를 말합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를 알아냈다면 어떻게 얻었을까? 왜 이 재료를 썼을까를 질문하는 것입니다.
자! 내용에 관한 훈련을 훌륭히 해냈다면 다음은 기교 훈련입니다. 실제적인 글쓰기에 돌입하는 것이죠. 그 첫번째는 초점화입니다. 초점화는 '특정 주제의 한계'(103쪽)를 정하는 행위입니다. 그럼 초점화를 하고 실제적으로 글을 쓸때 모아둔 재료가 필요하곘죠? 이 재료는 내부와 외부 재료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한다면 내부 재료라는 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조차 결국 외부 재료에 반응한 결과물일 수 있으니까요. 초점화 후 재료를 책, 논문, 신문 다양한 곳에서 채집합니다. 이 과정을 저자는 '외부 재료를 모으는 관찰 과정'이라 정의합니다(123-126쪽). 저자는 반복된 관찰 역시 훈련을 통해 감각을 키우고 풍요로운 수집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관찰을 통한 외부 재료 모으기에서 '특수셩'이라는 자신만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보편성에 특수성으로. 특수성의 시선은 구체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자 역시 "보편적인 진술을 하나씩 골라서 무엇이든 적절해 보이는 세부 묘사를 동원해 특수한 진술로 다듬어보라."하고 말합니다. 특수성의 시선은 단순히 관점이라기보다 나의 시선에서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이미 지니고 있으니까요. 나답게 자세히 서술해보기가 이 특수성의 시선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글은 상상력의 장으로 나아갑니다. 기본기를 충분히 반복해 익혔다면 이제 적용의 문제가 남은 거죠! 상상력은 이 적용의 영역입니다. 이 책은 글을 훈련하는 단계별 일정을 짜주고 있습니다. 막연하게 글쓰기를 어떻게 연습해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연습 일정을 짜고 하나씩 반복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기본기를 다진 다음, 적용의 단계, 즉 상상력의 단계부터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할지만 말씀드리고 오늘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 That’s because they were able to connect experiences they’ve had and synthesize new things. And the reason they were able to do that was that they’ve had more experiences or they have thought more about their experiences than other people. ...... So they don’t have enough dots to connect, and they end up with very linear solutions without a broad perspective on the problem. The broader one’s understanding of the human experience, the better design we will have.”
Steve Jobs. (1995)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창의성은 어떤 것들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연결하는 행동 이전에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경험과 경험을 숙고하는 태도입니다. 이 경험과 숙고의 과정 이후 다양한 점을 연결하는 종합적 사고와 행동이 창의성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제가 읽기에 이 책 또한 스티브 잡스의 관점과 다르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재료로 읽어보시길! 당신의 글쓰기 운동을 응원합니다. 아무쪼록 무더위에 건강하게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