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숨

뉴스의 시대: 뉴욕타임스의 생존전략

알랭드 보통 (2014). 뉴스의 시대.

by Breathinker

[생각숨 6호]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미디어의 미래 전략


“힘은 독자에게 있다. 이 힘을 ‘미디어 리터러시’라 부른다.”


출처: 교보문고

양극화. 2024년 한 해를 정리하며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양극화를 선정했습니다. 그럼 양극화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메리엄웹스터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뚜렷이 대조되는 두 개의 대립으로의 분열. 특히 한 사회·집단의 의견이나 신념, 이해관계가 양극단에만 집중된 상태." 2025년 3월. 그 분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 분열과 혼돈의 시대에 미디어의 핵심은 신뢰이며 그 신뢰를 생산하는 저널리스가 중요해진다고 말했습니다. 11년 전 있었던 하나의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싼 논쟁을 데이터(책, 뉴스 등의 자료)로 되짚으며 지금 여기에서 다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연구방법론으로 데이터 역사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갈수록 생존이 치열해진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분석하고자 하는 이유는 (변화하는) (좋은) 뉴스 미디어 기업이 생존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양극화 시대가 지속될수록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로 지칭되는 많은 기업이 설 곳을 잃게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많이 돌아갈 이 글의 결론은 첫머리에 미리 썼습니다.

세계 최고(기준이 모호하기는 합니다)의 종이 신문을 꼽는다면? 이제는 종이 신문이 아니라 디지털 신문이라 지칭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뉴욕타임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11년 전, 2014년 5월 14일. 뉴욕타임스에서 유출된 한 문서가 세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유출된 문서의 제목은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그 혁신 보고서에 담긴 뉴욕타임스 내부의 치열한 자기 고민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다급한 마음이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신문이 왜?

보고서 서문은 뉴욕타임스 혁신이 필요한 배경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서문은 미디어를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누어 평가합니다. 첫 번째는 저널리즘 영역입니다. 순수한 보도 즉, 기사의 질을 가리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영역은 다른 경쟁자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두 번째는 저널리즘 전달 영역입니다. 생산한 저널리즘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을 가리킵니다. 뉴욕타임스는 바로 이 영역에서 경쟁자에게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 두 번째 영역에 대한 분석과 대응, 혁신이 없다면 뉴욕타임스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합니다.

현재 미디어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영역이 바로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가 파악한 저널리즘 전달 영역입니다.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복스 미디어의 더 버지’, ‘퍼스트룩미디어의 더 인터셉트’ 등의 매체가 당시 뉴욕타임스를 위협하고 있었죠. 지금은 유튜브, X, 인스타그램, 틱톡 등이 새로운 경쟁자이지만요.

보고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뉴욕타임스의 두 가지 혁신을 제안합니다. 먼저 수용자 확대입니다. 그 구체적인 과정을 발견, 프로모션, 연결이라는 단어로 설명합니다. 발견은 어떻게 하면 생산한 기사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기술'을 발견해야 한다는 겁니다. 프로모션은 전달한 기사를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볼 수 있는지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겁니다. 연결은 독자와 생산자 간의 소통입니다. 이 두 사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은 뉴스룸 강화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뉴스룸 내 독자의 경험(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부서의 재조직과 뉴스룸 내 전략팀 신설을 이야기합니다. 뉴스룸은 기사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부서 재조직을 통해 기사를 생산할 때도 독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며, 전략팀의 신설은 기술변화, 독자의 행동 변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적 요인을 기사에 적용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구독률이 갈수록 떨어지며 생존의 걱정에 내몰린 종이신문. 범람하는 인터넷 매체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통신장비의 발달. 이 같은 외부 환경 속에서 앞으로 종이 신문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하나? 종이신문뿐만 아니라 미디어 산업 전체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고서도 기록하고 있지만 이 혁신 보고서는 답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종이자 변화를 시작하자는 촉구의 의미가 강합니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 뉴욕타임스보다 빨리 변화에 대응한 뉴스 미디어 기업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월스트리트저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질과 서비스 혁신을 단행했습니다. 구체적 행동으로 주말판을 만들고 주요 독자를 여성으로 잡아 여행, 재테크, 요리 등의 주제를 다뤘습니다. 주말판은 감각적인 편집과 감성을 자극한 디자인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독자를 잡기 위해 비디오 뉴스를 만들었습니다. 강석(2012)은 미국 신문사들의 생존 전략을 분석하며 신문 산업에서 혁신해야 할 세 가지 영역을 이야기했습니다. 서비스 혁신, 독자 시장 혁신, 뉴스 제작 과정 혁신입니다.

서비스 혁신은 미국의 저널레스터사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이 회사는 온라인 신문에 위치기반 광고를 시행했습니다. 독자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독자와 가까운 상업광고가 뜰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검색엔진 최적화 파워를 활용하는데, 기자들이 기사마다 주요 단어를 태그로 달아 독자의 기사 검색을 빠르게 해 주었습니다. 10여 년 전, 지금은 당연한 기술이 당시는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독자 시장 혁신 사례로는 뉴욕타임스의 독자 지불 모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자 지불 모델이란 독자가 일정 수의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뒤 이후부터는 일정액을 지불하고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종이신문 구독자에게는 독자 지불 모델을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기사의 전체 내용을 보려면 구독을 해야만 하죠.

뉴스 제작 환경 혁신은 시카고 선타임스의 클라우딩 뉴스 제작 과정을 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딩 뉴스 제작 과정은 모든 기자와 제작국이 데이터베이스에 기사를 올리고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업데이트해 트위터와 블로그 어떤 계정을 통해서든 로그인을 통해 기사 작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시카고 선타임스는 인터넷에 가장 적합한 기사를 제작 가능하게 됐고, 기사를 빠르게 보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강석은 미국 신문사들은 이미 평일 기사는 온라인에 중점을 두고, 주말만 종이신문을 통해 기사를 중점 보도하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대응하는 미국 신문사들의 사례는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모든 미디어 기업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보통 미디어의 변화는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이는 미디어와 독자 간의 신뢰를 재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한 뉴욕타임스를 들 수 있습니다. 11년 전, 저는 종이신문으로 뉴욕타임스를 구독했었습니다. 11년 후, 지금은 디지털 구독으로 뉴욕타임스를 보고 있는데 구독의 이유는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가 놀랍도록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뉴스 미디어는 가치를 잃고 있습니다. 11년 전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가 나올 즈음도 마찬가지였죠. 당시 김효규(2010)는 "단순히 몇 명의 사람들이 읽었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공되는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고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종이신문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의 수정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신문이 제공하는 정보를 사람들은 여전히 ‘공정’하고 ‘신뢰’할 만하며 ‘신속’하며 ‘다양’하다고 느낀다고 주장했습니다. 약 11년이 지난 최근에도 여전히 이 논쟁은 계속되고 있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뉴스 미디어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은 아닐까요. 다르게 말한다면 뉴스 미디어가 우리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은 뉴스 미디어가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김효규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문제를 끄집어냅니다. "아무리 새로운 형태의 뉴스 제공 수단이 생겨난다 할지라도 뉴스 생산의 본원은 기자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뉴스, 그것이 영상이든 무엇이든 생산의 본원은 글이며 그 글을 쓰는 기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더욱 중요해진다고 주장합니다.

잎서 저는 양극화의 시대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본질적은 힘은 독자에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시청자가 더 많겠죠. 뉴스 미디어는 이 독자와 시청자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생존 전략을 기자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럼 이제 어떤 기자가 육성되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도약해 보겠습니다. 뉴스 미디어 기업 그리고 기자가 자신에게 던져야 할 물음을 11년 전 당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물음은 누가 이 뉴스 미디어를 볼까입니다. 독자와 시청자가 누구인가를 명확히 해야 시장을 분석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혁신하고, 어떤 뉴스를 생산할까를 고민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 물음의 본질은 언제나 읽고 보는 독자를 중심에 두고 기사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물음은 어떤 콘텐츠를 생산할까입니다. 2015년 당시, 이미 디지털저널리즘의 시대는 열리고 있었습니다.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기획 기사를 보면 에버그린 콘텐츠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에버그린 콘텐츠는 시공간을 벗어난 정보의 타임라인, 늘 가치 있는 기사를 뜻합니다. 에버그린 콘텐츠의 핵심은 빅데이터 활용입니다. 경남도민일보의 지난 기사 새로 쓰기가 대표적인 사례로 나와 있는데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남해안 적조 기사를 씁니다. 보통의 기사라면 언제 적조가 발생하고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가능한지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시공간을 뛰어넘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이 기사를 한반도에서 최초로 적조가 일어난 시기가 삼국사기에 기록된 서기 161년이며, 경남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적조가 1995년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기사(빅데이터)를 활용해 인식의 지평, 해결책의 지평까지 넓힌 기사를 쓴 셈입니다. 이러한 기사가 지금은 넘쳐납니다. 빅데이터는 이미 오래된 개념이 돼버렸죠. AI의 시대니까요. 그런데 여전히 중요한 본질적인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편집해 하나의 글로 완성할 것인가? 즉, 관점입니다. 기자의 관점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두 번째 물음의 끝에 첫 번째 물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 물음은 바로 기자의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뉴스 미디어 기자는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사회과학적 능력과 생생한 현장에 밀착하고 복합적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인문학적 사고력, 그리고 이를 생생히 전달하는 문학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 물음은 어떤 기자가 될 것이며 어떤 기자가 필요한가입니다. 2015년 당시 미디어오늘 창간 기획의 마지막 기사는 '한국 언론의 미래를 묻는다'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심포지엄에서 내린 결론은 저널리즘의 복원의 주체는 기자다라는 것입니다. "기자 스스로 똑똑해지고, 사실 앞에 정직해지는 수밖에 없다. 언론의 윤리성과 전문성을 시스템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 모든 언론의 과제"라는 것입니다.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실과 거짓도 시간을 들여 애써 관찰하지 않으면 구별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비약해 말하면 이러한 정보의 격차, 사실과 거짓에 대한 판단의 격차가 양극화의 기반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뉴스 미디어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알랭 드 보통은 말합니다.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충분히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가 말하는 가상의 공동체는 이상 혹은 희망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또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우리와 별개의 문제인 것에 주목하도록 애씀으로써 우리와 다른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의 만남을 상상하고 실질적인 원조를 하며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다.” 그는 조지 엘리엇의 공감 능력 확장의 개념을 들고 와 시공간이 다른 뉴스의 본질적인 목적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지만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 현실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뉴스 미디어는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금 다시 뉴스의 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독자와 시청자는 뉴스 미디어 기업과 기자를 감시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리터러시를 향상시킬 책임이 있으며, 뉴스 미디어 기업과 기자는 그런 독자를 근간으로 자신의 미래를 응시하고 변화해야 할 책임이 있지 않을까요?

이상을 향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강한 관계가

기자와 기업 그리고 독자 시청자 사이에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이만 총총.


참고 문헌


신문과 방송. (2015 6월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알랭드 보통 (2014). 뉴스의 시대.

어떤 방식으로 종이신문의 가치를 측정해 낼 것인가. (2010년 4월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에버그린 콘텐츠를 찾아라.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기획 (19회).

저널리즘의 복원.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기획 (20회).

평일 온라인, 주말 종이신문 역점.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2012년 2월호).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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