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동중독기자 Sep 25. 2023

[9화] 지금 술자리 가고 있나요?

당신의 대부분의 술자리가 무의미한 이유

혹시 지금 술자리에 가는 길인가?


시작부터 확실히 해두겠다. 다이어트를, 좋은 몸을 원한다면 술자리는 당신의 최대 적이다. 이것은 확실히 자신감을 갖고 말할 수 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좋은 몸을 만들수는 없다. 적어도 당신의 몸을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면 술자리는 절대 피해야 한다. 타협은 없다. 


왜 술자리와 다이어트, 운동은 양립할 수 없는지 그리고 당신이 합리화하는 그 술자리가 사실은 불필요한 자리인지에 대해 이번에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난 술자리가 많은 기자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상 엄청나게 많은 수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다. 공식, 비공식적인 취재활동을 하려면 전화 통화 상으론 한계가 있다. 직접 만나고 스킨십을 하고 라포(rapport, 유대감)를 쌓아야 기자가 나오고 특종이 나온다.


과거에는 술자리가 그 라포 형성의 수단이었다. 현재도 꽤 많은 취재원과의 만남은 점심이나 저녁 자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전형적으로 술자리가 많은 직종인데 나는 어떻게 체중 감량에 성공했을까?  


이것도 잘못된 통념이었다. 


사실 찾아보면 주변에 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기자들도 있다. 그들 중엔 유능한 기자들도 많다. 술자리를 통하지 않고도 취재원과 유대를 쌓고 신뢰를 얻는다. 각자의 사람과 친해지는 노하우가 있다. 그건 그냥 잘못된 통념이었던 것이다. 


일단 개인적 술자리부터 끊었다.


일단 개인적인 술 약속부터 딱 끊었다. 취재가 아닌 개인적인 약속은 적어도 바로 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외부 식당서 식사는 했다. 술을 먹진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술자리를 갖는 원칙을 세웠다.


1. 축하/위로할 일이 있을 때

2. 새로운 사람/새로운 의제가 있을 때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술자리를 아예 잡지 않았다. 1,2번의 경우에 해당할 때는 참석은 했지만 술은 먹지 않았다. 다이어트 후반부에는 몇 번 술을 마시긴 했지만 이 경우에는 술만 마시고 안주는 전혀 먹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말이야...


그럼 왜 이렇게 괴롭고 불편하게 술을 마시면 안 될까? 술이 운동이나 건강에 안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많은 자료가 있다. 그런 자료를 이미 읽은 분도 있을 테고 아직 읽지 않았더라도 쉽게 검색해 찾아볼 수 있다. 난 그냥 생활형(?) 관점으로 이 주제를 풀어보려고 한다.


1. 술은 술을 부른다.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내일도, 모레도 마시게 된다. 자기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식단에 있어서 자유도를 강조했던 나지만 술은 타협하면 안 된다. 음식과 달리 술은 백해무익한 영양 없는 칼로리 폭탄이기 때문이다. 


술에는 아무 영양이 없다. 소주는 쉽게 말에 알코올 주정에 약간의 감미료와 물을 타서 만들어진다. 맥주도 거의 마찬가지다. 영양은 없는데 칼로리는 있는 아주 기묘한 물건이다. 그래서 '공(空) 칼로리'를 가진 음식(?)이라고도 한다. 섭취 칼로리를 줄여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최대의 적이다.


2. 운동 수행능력이 떨어진다.


술을 마시면 다음날 운동 강도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8세트하던 벤치프레스가 5세트로 줄고, 횟수도 나 자신과 타협하면서 줄게 된다. 운동 강도가 떨어지면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도 떨어지고 근성장도 더뎌지게 된다. 


숙취 속에 운동을 했지만 효과는 없고 몸에 변화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 그래서 그만두게 된다. 악순환을 부를 수 있는 시작점 중에 하나가 술이다.


3. 폭식을 부른다.


술에 취하면 절제력이 떨어져서 폭식을 하게 된다. 다들 경험칙으로 알고 있겠지만 술 자체보단 안주 때문에 찌는 살이 더 많다. 적어도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또 피할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안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예 먹지 않거나, 단백질 위주의 안주를 추천한다. 먹태 추천.


무엇보다 그 술자리가 진짜 필요한 자리인지 자문해보자


다이어트 이런 걸 다 구석에 밀어 놓고 솔직히 이야기해 보자. 다양한 핑계(?)로 술자리가 마련된다. 그런데, 그 자리가 꼭 필요한 자리일까? 꼭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일까? 자리를 마련해도 술은 마시지 않으면 안 될까?


특히 가장 회피하고 싶은 자리는 직장동료들과의 술자리다. 거의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 뿐더라, 오랜 시간 같은 직장에서 동형화된 상태여서 대화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도 없다. 그저 일상잡기에 대한 공유와 험담으로 이어지기 쉽다. 차라리 그 시간에 각자 다른 경험(취미, 외부 사람 만나기)을 하고 그 경험을 가끔 공유하는게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사실 지난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들과 2, 3차까지 진행된 자리를 떠올려보자. 사실 대화는 1~2시간이면 끝나고 그 뒤부터는 이미 나눴던 익숙한 주제들, 또는 타인에 대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의 반복 재생일 뿐이다. 만취 상태가 되면 그야말로 사람이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이 술을 마시는 상황에 빠져든다.


어라? 술 안 마셔도 재밌네?


나도 굉장히 술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일단 소폭부터 서너 잔 돌아야 자리가 재밌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고 느끼던 전형적 술쟁이 아저씨였다. 그런데 개인적 술자리를 끊고 공적인 자리도 술을 먹지 않고, 또 더 나아가 그 자리를 술을 안 먹는 자리로 유도하면서 느낀 점은 "어라? 술 안 마셔도 괜찮네?"라는 것이었다.


결국 익숙한 습관이었던 것이다. 술자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려면 처음엔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 술자리는 당신의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습관이고 안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라이프 스타일로 살 지는 당신의 <선택>의 문제다.


물론 직업상 술자리가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라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가한 소리라고. 나는 당신의 사정을 소상하게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자리를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보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지금 당신이 들이킨 소주 한 잔은 반드시 마셔야 했던 술인가?


 


<여러분들의 구독과 라이킷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은 취재 현업을 하면서 짬짬히 시간을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제게 계속 큰 힘과 자극이 됩니다. 제가 제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을 여러분들과 계속 나눌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8화] 살 빼려면 닭가슴살 먹지 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