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엔 왔는데 뭘 할지 모르시겠다고요?
종종 헬스장에서 무언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본다. 헬스장을 몇 바퀴 그냥 도는 사람도 봤다. 또는 한 기구나 운동을 불과 한 세트 하고는 계속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도 있다.
자기만의 운동 루틴이 없어서일 것이다. 헬스장에 와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 안 된다. 헬스장에 가는 길에 머릿속으로 오늘은 어느 부위를, 어떻게 훈련할지를 이미 결정하고 와야 한다.
우리는 바쁘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흔하게 쓰는 핑계는 "시간이 없어서..."이다. 그런데 그 바쁜 시간을 쪼개 헬스장에 왔는데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1년 이상 헬스장에 거의 매일 드나들며 봐온 빌런의 유형은 이렇다.
● 방황형
- 뭐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계속 서성거림, 운동하는 시간보다 쉬는 또는 방황하는 시간이 더 많아 보임
● 휴식형
- 아예 기구에 걸터앉아 세상 다 산 초점 없는 눈동자로 장시간 멍을 때림
● 유튜브형
- 기구에 앉아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유튜브를 시청함. 심지어 운동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유튜브를 시청
● 원판독점형
- 뭔가 쉴 틈 없이 원판을 갈아 끼움. 원판 나르고 갈아 끼우는데 시간을 더 소모하는 듯함
원판독점형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 빌런분들의 공통점은 어떤 운동을 헬스장에 와서 해야 하는지 본인이 고민하지 않고 온 경우다. 걷기와 달리기, 맨몸운동을 거쳐 헬스장까지 온 당신이라면 적어도 오늘 헬스장에서 어느 부위의 근육을 훈련할 것인지는 정하고 와야 한다.
이 동작을 왜 하고, 이 머신을 왜 써야 하는 걸까?
"회원님은 생각이 너무 많으신 거 같아요."
피티를 받을 때 트레이너가 내게 한 말이다. 질문이 많고 운동할 때 생각이 많다. 기자라는 직업 특성이기도 하다. "왜?"라는 물음을 직업적으로 많이 던지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무언가를 배울 때 이유를 납득하고 원리를 알고자 하는 습성이 있다. 나는 운동할 때도 이 물음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운동을 평생의 생활습관으로 삼고자 한다는 말이다.
프리 웨이트나 머신을 쓸 때는 반드시 이게 어느 부위를 훈련하는 운동인지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근육의 움직임, 느낌에 집중해야 한다.
구분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초중급자 수준에서 훈련할 부위는 크게 등, 가슴, 어깨, 팔, 하체로 나뉜다. 각각의 부위를 훈련하기 위해 무슨 운동을 할지를 정해야 한다. 처음에 아무 지식이 없다면 내가 이전 글에서 권했듯이 피티를 받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전신을 다 하자
처음엔 고강도로 많은 양을 훈련할 몸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신을 하루에 다 해보는 게 좋다. 프리 웨이트보다는 머신을 권한다. 머신의 장점은 훈련해야 하는 부위를 정확히 쓰도록 기계 메커니즘이 이끌기 때문에 정교한 운동법을 습득하지 않은 초보자가 하기에 좋다. 부상 방지는 물론이다.
피티를 받는다면 트레이너가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을 추천할 것이다. 만약 혼자 운동을 헬스장에서 시작한다면 등, 가슴, 어깨, 팔, 하체를 훈련하기 위한 운동을 각각 한 종목씩 정하고 하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세트수를 정하자.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 계속 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히 체력이 좋아지고 한 세트에 할 수 있는 횟수, 세트수가 늘어난다. 길게 생각하고 과정을 즐기자. 이 단계에서는 결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
갈수록 운동 강도는 올라간다
이렇게 근육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서 전신을 다 하기엔 시간도, 체력도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 올 것이다. 그때는 분할법을 시작하면 된다. 하루는 등과 가슴, 그다음 날은 어깨와 팔, 3일 차에는 하체. 이런 식으로 말이다. 분할법에 대한 정보 역시 기존에 많고 구체적인 방법은 전문가의 조언을 얻을 것을 권한다.
시간이 갈수록 운동시간은 줄어드는 역설
처음엔 운동을 3시간씩이나 했다. 트레이너가 무슨 운동을 그렇게 오래 하냐고 물었다. 운동시간이 긴 건 강도에 문제가 있는 거라고 했다. 저강도로 길게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면 운동의 시간보다는 강도와 집중도를 높여야 한다. 근육은 '점진적 과부하'라는 원리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점진적 과부하'에 대해서는 이미 정보가 많으니 최소한으로 설명하겠다. 점점 운동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저강도였던 것이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기준이 잘못되어 있던 것이다. 종목을 줄이고 대신 중량을 올리고 세트수를 점점 늘렸다. 트레이너와 함께 하체를 한 날(40분 정도 소요)은 2층에 있는 피티샵을 나와 1층으로 내려올 때 다리가 후들거려서 난간을 잡고 내려가곤 했다. 운동의 강도가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운동 시간은 점점 줄었다. 더 할 수가 없었다. 강도가 세지니 금방 지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쳐야 운동이 효과가 있다. 지금은 1시간에서 길게 하면 1시간 반 정도를 근육 운동에 투자한다.
시간은 소중해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운동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헬스장에 어렵게 와서 유튜브에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열심히. 또 집중하자. 적어도 헬스장에 왔다면 미리 생각한 운동 루틴을 최대한 빠른 시간에 끝낸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날의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세트 중간에, 각 종목의 중간에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가수 김종국이 그랬던가? 헬스장에 오래 있지 말라고 빨리빨리 운동 끝내고 가서 집에서 쉬라고.
얼마나 재밌는 일이 많고 할 것이 많은 세상인가. 헬스장에선 계획대로 최대한 빨리 운동하고 남은 시간을 즐겁게 쓰자.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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