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막내는 가을부터 발레학원에 가고 싶다고 했다. 겨울방학이 되면 가자고 말해놓고, 방학이 반이나 지나도록 잊고 지냈다. 더 이상 미루면 "엄마는 거짓말쟁이" 소리를 들을까 봐 학원을 알아보고 연락드렸다. 우리 집 남자아이들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해서 리듬체조로 알아보고, 체험수업은 없다고 하셔 참관을 잡았다.
우리가 자주 가는 도서관 근처였다.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이 섞여서 질서 있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수년간 수련해 온 아이들이라 그런지 놀랍도록 잘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하면 유연성 면에서 확실히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유연성이 부족한 나는 혹하고 말았다. 다만 저들 중 가장 어린 우리 아이들이 저 아이들 수준에 맞춰서 할 수 있을까, 자존감이 무너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나를 붙잡았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인데, 수업에 참관하는 동안 들썩이긴 했지만 무리에 껴서 해보겠다고 나서지는 않는다. 숙고할 시간도 필요하고, 너무 오래 지켜보면 수업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한참이 지난 후에 물어보니, 막내는 학원 언니들과 같이 운동하고 싶다고 한다. 첫째와 둘째는 조금 애매한 입장인데, 한 번만 더 물어보고 축구클럽에도 가보아야 하나 싶다.
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숙제이다. 나 자신이 학원에 많이 다녀보지 않았고 가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특히 예체능은 피아노 학원 외에는 다녀본 적이 없다. 나는 미술 학원과 태권도 학원에 가기를 원했지만, 엄마는 본인이 고르신 피아노 외에 그 어떤 예체능도 수강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내가 피아노 학원에 가는 길에 종종 옆길로 새서 아래층 미술학원에 가는 것을 아셨음에도 말이다.
부모는 종종 자신의 결핍을 아이들을 통해 해소하려고 한다. 나는 내가 못해본 예체능 수업을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시간과 돈)와는 타협해야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