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오늘은 아침 10시부터 글쓰기 모임이 있는 날이다. 다행히 모임장소가 가까워 시간을 아꼈음에도 아침시간은 늘 분주하다. 계란프라이를 곁들인 모닝빵 샌드위치를 2개씩 쥐어주니 계란이 동났다. 점심때 신랑이 아이들에게 계란찜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메뉴를 바꿔야 할 것 같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지역 특색이 담긴 빵과 음료를 차려놓고 앉았다. 오전에는 사람이 없어서 부담 없이 시작했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갈수록 사람이 늘어 2시간 뒤 끝날 즈음에는 민폐 손님이 되어 있었다. 장소 선정은 내가 건의한 바라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동료분이 "세상을 책임지려는 책임감을 내려놓으세요"라고 말씀해 주신 걸 떠올리며 부담을 덜어냈다. 바닷가에 놀러 오는 사람이 느는 걸 보니 봄이 점점 다가오나 보다.
점심 식사는 근처 해물 칼국수집으로 갔다. 국물이 칼칼하고 시원한 데다 직접 만든 면 느낌이 팍팍 나서 맛있게 먹었다. 사이드로 시킨 감자전과 파전도 바삭하게 구워져 아주 좋았다. 그런데 우리 일행인 옆테이블이 갑자기 소란해졌다. 직원분을 불러다 뭔가 말씀하시길래 들어보니 해감이 안 된 조개를 써서 가리비 안에 모래가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열어보니 우리 테이블의 가리비에도 모래가 꽤 들어있었지만 칼국수를 이미 많이 먹어버린 터라 항의하기가 애매했다. 셋이서 둔한 사람들이라 모래도 씹어먹는다며 키득키득 웃고 말았다.
모임 종료 후에는 가족들을 만나 50분 거리에 있는 인근 도시로 이동했다. 아이들이 즐겨 읽는 만화책의 주인공들(원래는 유튜버)이 뮤지컬 공연을 위해 방문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공연을 세 달 전에 예매하여 앞에서 두 번째 줄 중간자리를 맡아두었다. 공연 예매사이트의 리뷰는 읽었지만, 공연을 보기 전 사전조사를 하지 않는 편이라 정보 없이 방문하였고 주인공들 목소리를 듣는 것도 처음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지금껏 본 어린이공연 중 가장 좋았다. 교육적인 내용도 담고 있고 스토리와 퍼포먼스도 적당했으며, 무대효과와 소품도 성의 있었다. 주인공들이 끌어가다가도 공연이 빈약해지지 않게 배우들이 나서 무대를 채웠고, 배우들이 이끌어가다 조금 느슨해질 때면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흥미를 키웠다. 가장 좋았던 것은 공연자들이 객석을 꼼꼼하게 돌면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다 해주고 간 점이다. 어린이 공연이라면 의례적으로 다 돌긴 하지만, 관심을 갖고 천천히 돌면서 마치 중요한 도장을 찍듯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모습에 감동했다. 역시, 이들의 콘텐츠는 유익하다는 판단이 든다. 여름방학 때 새로운 공연이 나오면 바로 예매하리라 마음먹었다.
이 도시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올 때마다 자주 가는 중국집이 있다. 오래된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한 작은 가게인데,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 되었다가 온 가족이 좋아하는 걸 확인하고 계속 방문 중이다. 마지막 방문으로부터 1년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아이들이 많이 컸다고 기억해 주셔서 따뜻했다. 신랑과 둘이서 다닐 때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아이들과 다니니 세상이 우리에게 더 따뜻해졌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