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모임

3월 2일

by 란님


7시 반에 눈을 떴는데 다들 곤하게 자고 있다. 어젯밤 암막커튼을 달아준 덕분일까, 기척을 느낀 누군가 깰까 싶어서 나도 얼른 다시 눈을 붙였다. 8시 반쯤 막내가 방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일을 하다 잠들었는지 컴퓨터방에서 자고 있는 신랑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머리 밑에 베개도 넣어준다. 몇 시간을 자더라도 똑바로 누워 편하게 자야 하는데 안타깝다.


아이들이 다 깨어나자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인다. 10시 40분에 나가야 하니, 1시간 반 정도가 남았다. 서둘러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고 틈틈이 외출할 준비를 한다.

"엄마 다녀올게, 이따 만나! 아빠 필요하면 깨워!"

그랬더니 당장 방문을 열고 뛰어 들어가려 한다.

"좀만 더 자게 놔두고 필요해지면 그때 깨워!"

아이들이 잠시 혼란스러워 보이긴 하였으나, 일단은 안 깨우는 걸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1월 초에 6회를 목표로 시작한 글쓰기 모임의 마지막 회차가 열리는 날이다. 지난주에 가족여행으로 한 차례 빠지긴 했지만 3개월 동안 성실하게 참여하였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기분은 산뜻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이제는 익숙해진 포맷에 맞추어 모임이 진행되고, 중간중간 다과를 곁들인 담소가 이어졌다. 모임의 절반 이상이 오늘의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총무님의 노고가 컸다. 장소를 마련하고 모임 준비를 하는 것은, 별거 없어 보이지만 세세하게 신경이 쓰이는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좋은 마음으로, 늘 완벽하게 배려해 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모임이 끝난 후 지난번에도 한 번 갔었던 생대구탕 집에 가서 뜨끈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에 들러 티타임을 가졌다. 모임의 멘토였던 작가님이 서울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시는 동안 차를 한 잔 더 마셨는데, 1시간 동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값싼 커피 한 잔 대접해 놓고 값비싼 인생선배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하면서도 송구하다.


배웅을 마치고 집에 오니, 우렁각시라도 다녀간 듯 집안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신이 나서 감탄사를 연발하였는데, 덩달아 신이 난 아이들도 목소리를 높인다. 아빠와 함께 청소를 했고 자기들은 각자 어디를 치웠는지 앞다투어 자랑한다.


소중한 사람들이다. 행복한 사람이다. 고맙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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