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두 돌쯤 놀러 간 한국에서 처음으로 우레탄바닥 놀이터를 경험해 보았다. 지금까지 우리 아기는 모래바닥 놀이터에서 밖에 놀아본 적이 없었다.
모래바닥 놀이터는 갈 때 준비할 것이 정말 많다. 집에 돌아왔을 때도 정말 분주한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래투성이이기 때문에 현관에서 바로 옷을 다 벗기고 들어와야 한다. 당연히 심하면 바로 욕실로 직행이다.
바닥이 모래다 보니 공원마다 손과 신발을 닦는 곳이 있다. 그곳은 당연히 아이들에게는 물장난하는 곳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데, 그 말인즉슨 많은 횟수로 아이는 흙탕물 투성이가 되어서 집에 돌아온다는 뜻이다.
모래가 아이들을 발달에 좋다는 말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하니까 모래바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우레탄 놀이터를 처음 경험하고 다시 돌아온 일본에서 놀이터를 데리고 가는 게 심적 부담이 훨씬 심해진 것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아, 우레탄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나갈 텐데 하는 생각이 한 번씩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내 생각도 조금 복잡해졌다.
우레탄이 부모의 전후 대응이 편한 것뿐만 아니라, 놀이터에서의 아이의 반응도 달랐다. 평소에는 모래놀이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아이가 모래가 없다 보니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놀이기구를 조금 더 이모저모 자세히 살피며 놀았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평소에 아이가 모래놀이에 쓰던 시간을 뛰어다니는데 썼다는 점이었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라는 건
단순히 ‘발달에 좋다’는 기준 하나로 결정되는 걸까.
부모가 부담 없이 데리고 나갈 수 있다면,
그래서 그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아이들도 모래 대신 다른 걸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면,
그것 또한 결국 아이가 더 많이, 더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우레탄 바닥과 모래바닥의 사이에서, 아이의 성장에 관해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