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할머니가 자는 아기에게 건넨 의외의 인사
아기가 돌 지나기 전에는 일본에서도 아기 귀엽다고 길 가다가 말 걸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돌이 지나고 아기가 좀 크니까 급격히 줄었다. 아 우리 아기도 이제 아기가 아니구나, 많이 컸구나 싶었다.
아기가 한 한 살 반쯤 됐던 어느 날 유모차를 밀고 가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유심히 쳐다보시길래 걸음을 멈추고 인사를 드리고 유모차를 약간 돌려서 아기를 보여드렸다. (나도 오랜만에 내 아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분을 봐서 기분이 살짝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랬더니 지금 아기 뭐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면서 자고 있는 아기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기 시작하셨다. 훌륭한 어른이 되렴 좋은 꿈 꾸렴 등등... 나직이 계속 말을 거시던 할머니는 나에게 아기 보여줘서 너무 고맙고, 오늘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나에게 선물해 주어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자리를 뜨셨다.
워낙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한 일본이라지만 어쩌면 일본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아기를 보면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 보고 싶은 똑같은 어르신들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한 관심은 부담스럽다지만 내 애 이쁘다고 말 걸어주는 거 정도로 기분 나빠할 부모들은 없을 텐데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일본에서는 아기들을 보면 행복하게 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기에 대한 타인의 관심은 항상 화두이기는 하지만, 행복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은 지금껏 모르는 어르신들께 들은 말 중에서 가장 기분 좋은 말이었던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이미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에게(심지어 모르는 사람에게도!)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거구나. 감사하면서도 이쪽에까지 행복감이 전달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