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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Sep 18. 2017

사업 3년 차의 진통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업 3년 차 하반기는 대변혁과 진통의 연속이었습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을 오가며 그 진폭이 매우 컸습니다. 좋은 일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추구하던 가치, 방향성, 솔루션이 시장에서 점차 인식되면서 찾아주는 분들이 조금 많다는 점, 나쁜 일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만큼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 늘 최선을 다했고 부여받은 목표 이상의 결과 치를 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필요한 것만 취하고 지불해야 할 대가는 뒷전인 사람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이 모든 일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 믿고 싶지만, 너무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몸으로 반응해 본의 아니게 잠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나답게 잘 버텨왔습니다. 처음 독립해서 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혹자는 ‘내가 이미 다 해봐서 아는데, 네가 되겠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큰 성공은 아니더라도 부족한 능력에 자본도, 인맥도, 투자도, 영업도 없이 바닥부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견하고 훌륭하다 자부합니다. 아, 제게 안 된다고 말씀해주신 그분들보다는 훨씬 잘됐습니다.     


인정을 갈구하며 일하지 않지만 빈 수레들의 요란함은 결코 참을 수 없었습니다. 업종 특성상 ‘내가 최고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어필을 잘하는 사람이 주목받고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진정성 있고 실력 있는 분들도 많이 만나 뵈었지만 요란한 사람들치고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인맥, 접대, 거품 낀 인지도, 감언이설로 과도한 수준의 기회를 독점하거나, 엉성한 실력으로 단가를 후려쳐 생태계를 망치는 모습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최근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심한 회의감과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상황이 어떻든 주어진 일과 본질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믿어왔는데, 외적인 이유로 인한 불미스러운 변수들이 잦다 보니 중심이 흔들리고 자책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부당함을 토로하고 이야기를 꺼낼수록 단순히 '네가 부족하니 그런 거다', '네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는 등의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부정적인 이야기는 싫어하기 마련이고 자신의 가치와 우월함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는 됩니다. 애석하게도 이런 말을 해주신 분들이 제게 롤모델은 아닌지라.


더 길게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렇게라도 속내를 털어놓지 않으면 스스로의 원칙과 다짐이 무너질까 몇 자를 토해봅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끝까지 밀고 나갈 테지만, 외부의 부정적 영향 탓에 혹여나 그동안 쌓아온 작은 성취들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나의 도전이 이대로 멈추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더 길게 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함께하는 동료, 친구들이 있고, 진폭과 진통이 큰 만큼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최창규 (THINK TANK Contents Director & Founder) : https://www.facebook.com/cckculture

THINK TANK Contents : http://thinktank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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