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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May 21. 2018

6부_콘텐츠 마케팅의 미래 : 논쟁점

구걸이 아닌 구원

총 6편으로 기획한 콘텐츠 마케팅 칼럼이 어느덧 마지막 순서가 되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필요성을 시작으로 실전에 필요한 과정들을 순차적으로 설명드렸는데요. 마지막 편에서는 그동안 원고에 모두 담지 못했던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들을 풀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칼럼 목차]

1부 콘텐츠 마케팅의 쓸모 사용법 (콘텐츠 마케팅이 뭐예요?)

2부 콘텐츠 마케팅의 초석 브랜드 (자기다움의 정의

3부 콘텐츠 마케팅의 장기 콘텐츠 (자기다움의 표현)

4부 콘텐츠 마케팅의 골격 미디어 (자기다움을 세움)

5부 콘텐츠 마케팅의 기능 바이럴 (자기다움을 알림)

6부 콘텐츠 마케팅의 미래 : 논쟁점 (구걸이 아닌 구원)         



1. 꾸준함과 완성도 사이 밸런스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꾸준함’입니다. 여기서 꾸준함이란 빈번하게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매일 소셜미디어에 수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매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행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8년간 매월 꾸준한 다작을 통해 롱런하고 있는 윤종신을 예를 들기도 했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 에이전시는 매일같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며 ‘막일’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꾸준함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지만 이 불문율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꾸준함이 단순 ‘콘텐츠 개수 채우기’로 해석된다면 완성도에 지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완성도의 기준과 개념은 모두 다릅니다만 기본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퀄리티와 기본’을 지켜야 합니다. 콘텐츠 소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가치를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콘텐츠 소비 패턴에 맞게 정성껏 담아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찍어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질 낮은 콘텐츠들로 한 주의 일정표를 채운다면 발행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성도를 높일 카운터를 만들 시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는 권투의 잽과 카운터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빈번하게 콘텐츠를 발행해 잽을 날리되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카운터 콘텐츠 한 방이 필요합니다. 카운터 한 방이 있다면 더 확실하게 주목을 받을 수 있겠죠. (강력한 한 방은 캠페인, 이벤트도 포함되지만 잘 만든 콘텐츠가 바이럴되는 현상이 더 적확할 것 같습니다.) 잽을 꾸준히 날려주되 최소한의 카운터를 만들 시간도 필요하기에, 매일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성도를 높일 약간의 시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부 담당자뿐 아니라 기업 소셜미디어를 대행하는 에이전시가 평가받는 중요한 성과 항목 중 하나가 콘텐츠 제작 수입니다. 콘텐츠 수에 따라 업무량, 예산 등이 산정되고 완성도를 정량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논리를 설득하기 기란 사실상 쉽지 않죠. 광고주와 담당자 사이 이러한 원리를 잘 파악해 꾸준함과 완성도 사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 역시 브랜드마다 목적, 소재, 상황이 각기 다르므로 현황에 맞는 밸런스를 찾는 것이 관건이겠습니다.     



2. 재미와 목적 사이 밸런스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 제작되는 콘텐츠는 목적이 명확해야 합니다. 콘텐츠 그 자체의 의미, 완성도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특정한 목적 (인지도, 매출 상승 등)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사실상 의미가 없죠. 콘텐츠가 특정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식은 다양합니다.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어낼 수 있고, 평범하지만 잘 정리된 정보, 안정적 구성을 통해 유용성을 제공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마케팅하고자 하는 소재, 목적에 따라 콘텐츠 전략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재미와 목적 사이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은 채 표면적으로 보이는 재미, 크리에이티브의 기준 만으로 콘텐츠 전략과 수준을 계획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마케팅하고자 하는 소재, 목적, 현황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콘텐츠의 유형, 톤 앤 매너, 표현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죠. 즉 소재에 따라 맞는 옷과 표현 방식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재미와 크리에이티브가 마케팅의 주목도와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해당 콘텐츠가 부여받은 목적에 가깝게 충실히 기능했느냐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가시적 재미, 크리에이티브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므로 단편적 시각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가시적 재미, 크리에이티브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표면적인 관점만으로 마케팅 목적, 전략, 소재에 상관없이 ‘무조건 재미있고 트렌디해야 한다’ 거나 ‘콘텐츠가 재미있으니 잘됐다’, ‘콘텐츠가 지루하니 안 될 것 같다’ 등의 단편적 접근은 지양해야 합니다. 자기다움은커녕 이도 저도 아닌 ‘원 오브 뎀 (one of them)’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소재도 재미있고 도달률이 높지만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콘텐츠와 가시적으로는 평범해 보이고 도달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명중률과 전환율이 높은 콘텐츠 둘 중 성공적인 것을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목적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콘텐츠의 재미와 목적 사이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급적 콘텐츠의 목적을 명확하게 세우고 거기에 최적화된 전략, 표현 방식. 크리에이티브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꾸준하게 공유되고 회자되는 콘텐츠들을 보면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 단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광고주, 담당자 모두 콘텐츠를 기획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재미와 목적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3. 콘텐츠 타겟팅의 함정


콘텐츠의 목적 못지않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바로 타겟팅입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느냐에 따라 콘텐츠, 채널 선정, 표현 방식 등이 달라지고, 타깃 소비자의 눈높이에 얼마나 잘 맞춰 소통하느냐에 따라 그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타겟팅을 위해 콘텐츠 마케팅 기획자와 에디터는 나이, 성별, 지역,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요소 들을 고려하여 콘텐츠에 녹여내기 위해 잠을 설칩니다.    

   

다만 타겟팅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주류 정서’를 무조건 따라가려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여기서 주류 정서란 특정 연령대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화법, 유행어, 콘텐츠 유형, 톤 앤 매너 등을 일컫는데요. 많이 소비된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유행어, 디자인 스타일 등을 억지로 녹여낸 것들은 ‘코스프레’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타깃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유행하는 방식을 적극 차용해보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 어색했고, 기존 것들과 다를 바가 없어 차별화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타겟팅의 함정에 빠져 자기다운 방식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타겟팅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주류 정서’를 무조건 따라가려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자기다움을 표현한다면 자기 브랜드만의 성격, 취향, 스타일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서 그 단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모수는 적더라도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고 팬들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누구보다 자기다움을 가장 잘 실천하는 ‘살아있는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일관되게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타깃을 의식해 맞춘 것이 아닌 자기다움이 하나의 취향,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지도와 충성도로 이어졌을 뿐입니다. 

    

경우에 따라 트렌드, 주류 정서를 따르는 것이 더 주목받기 좋고 좋은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브랜드만의 고유성을 잘 파악해 그것이 현재 유행과 결이 다르더라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 가장 멋진 법입니다. 자신들의 소재, 스타일, 메시지에 어울리는 방식을 찾아 꾸준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신 타깃의 콘텐츠 소비 패턴, 유형, 채널은 그들의 눈높이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콘텐츠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 사이 관계


콘텐츠 마케팅을 논할 때 2인 1조처럼 함께 등장하는 마케팅,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이 근본적이고 정성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눈에 보이는 숫자와 단기간 내 명확한 성과를 더욱 중요시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빠른 결과를 원하고 마케팅 효과에 측정과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퍼포먼스 마케팅의 중요성과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런 변화 탓에 콘텐츠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우열을 논하는 비교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콘텐츠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단순히 성과만으로 비교하거나 우열을 논할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각 영역이 추구하는 방식, 원리, 장점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목적과 상황, 해당 소재에 맞게 활용하기 나름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정량적이고 효율적인 접근 방식과 광고 유형들은 빠른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퍼포먼스 마케팅에 중요한 요소인 가격, 이벤트, 카피, 배너 노출, 다운로드 유도 등의 방식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브랜드 자산으로 오래 남기 다소 어렵습니다. 즉 휘발성이 강한 방식으로 매번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각 영역이 추구하는 방식, 원리, 장점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목적과 상황, 해당 소재에 맞게 활용하기 나름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경우 ‘콘텐츠’라는 매개체로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 브랜드에 대한 인지와 호감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콘텐츠 자체의 수치적인 측정은 가능하지만 해당 콘텐츠가 매출에 직접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을 명확하게 측정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다만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긍정적인 이미지, 합당한 가치를 제공했다면 오래 기억되고 자발적으로 찾아오도록 만듭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감성을 자극하여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접착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보다 근본적인 방식이므로 시간은 다소 소요되지만 점차 마케팅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마케팅의 목표, 상황에 맞게 콘텐츠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당장 속도는 느려도 꾸준하게 콘텐츠로 브랜드 자산을 쌓아가고, 이를 자산으로 퍼포먼스 마케팅 기법을 병행해준다면 빈틈없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브랜드마다 목적, 소재, 상황이 각기 다르므로 이 역시 일관적으로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퍼포먼스 마케팅도 잘 갖춰진 브랜드, 오랜 시간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가 없다면 휘발성으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오늘내일하고 그만둘 것 아니라면 꾸준한 콘텐츠 마케팅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콘텐츠 마케팅의 당위 


콘텐츠 마케팅이란 고객에게 ‘구걸’ 하지 않고 고객을 ‘구원’하는 방식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어려움과 불편에 처한 고객을 '구원'하면 내가 찾아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은 언제나 시간과 인내를 요구합니다. 공기는 보이지는 않지만 없으면 치명적이듯 가장 중요한 것은 늘 보이지 않고 묵묵히 일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당장의 퍼포먼스가 중요해진 오늘날 마케팅 환경에서 콘텐츠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수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콘텐츠로 소비하고 해결하는 시대인 만큼 콘텐츠를 수단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서비스의 수준만으로 압도적인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서비스의 수준은 어느 순간 평준화되기 마련이기에 이것만으로 오랜 시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억지로 무언가를 ‘파는 것’보다는 ‘팔리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실행하며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들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우리 고객에게 표현하고 발현하는 방식을 차별화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의 중심에는 콘텐츠 마케팅이 있습니다. 각각 상황은 다르더라도 가장 근원적이고 기본적인 방식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면 투자한 시간만큼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앞서 설명드린 콘텐츠 마케팅을 실행하며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들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 또한 관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케팅 담당자, 광고주 분들께 콘텐츠 마케팅을 이해하고 권장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총 6편의 원고를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6부작으로 기획한 콘텐츠 마케팅 칼럼이 매월 디지털 인사이트 잡지에 실리고 있습니다. 서점에서 지면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디아이매거진 6월호] :  http://bitly.kr/4J5h



최창규 (THINK TANK, Brand & Marketing Director)

 litt.ly/thinktank_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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