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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Nov 28. 2023

본업에 대한 '현타' 벗어나기

2024년은 조금 더 뻔뻔하게


어느 순간 다 부질없다 느껴짐......


몇 년 전까지 본업에 대한 생각과 철학, 근황 등을 여기저기 활발하게 올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행위들이 부끄럽고 부질없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기대만큼의 업적과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워낙 경쟁적인 분야다 보니 내 업무에 충실하고 제대로 해내는 것보다는 누가 더 멋지고 화려한가 자랑하고 대결하는 무한 경쟁 올림피아에서 더 눈에 띄어야 더 선택받고 그에 따라 평가절하 받는 것에 환멸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감추고 말을 아낀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이 일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과 환멸, 개인적인 불운과 방황이 섞이면서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수없이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본업이 브랜드, 기업, 제품, 서비스의 팬을 만들고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일임에도 정작 스스로를 상품으로 전면에 내세워 판매하는 게 영 어색하고 내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작게나마 프로젝트는 계속하고 있었고, 돈이 되는 외부 프로젝트보다 제 IP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작은 성과라면 몇 년 전부터 소소하게 운영해 온 음향기기 전문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키우면서 업계에서는 전문 미디어로서 다리 정도 뻗을 만큼은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는 정도입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 구독자 수 앞자리가 바뀌었고, 작게나마 오프라인 Premium & Private 오디오쇼도 열었습니다!)


마치 수확을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경작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남의 것이 아닌 온전히 내 것을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과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돌아봤습니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가 혹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여전히 얻지 못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겠지만 입에 풀칠할 만큼은 본업으로 가치를 만들면서 즐겁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을 기약 없이 계속 병행하는 방법 외에는 마땅 영리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네요.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새해부터는 이런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를 다시 지속할 예정입니다. 얼마나 자주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 자신과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검열하거나 주저하는 일 없이 내 생각과 철학, 업적, 그리고 상품으로서의 본인을 조금 더 당당하고 뻔뻔하게 드러낼 생각입니다. (업무 연락 많이 주세요)



최창규 (THINK TANK, Brand & Marketing Director)

 litt.ly/thinktank_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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