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PT와 대화하며 완성하는 소송 결과 보고서
소송 결과 보고서, GPT와의 대화하며 작성해보기
회사 법무팀에서 빠지지 않는 업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소송 결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일입니다.
판결문은 수십 페이지에 달하고, 쟁점이 복잡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장님께 보고할 때는 PPT 한 장, 5줄 이내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겼는지 졌는지, 금액은 얼마인지,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사실상 이 세 가지를 깔끔하게 뽑아내는 게 관건입니다.
1차 시도: 막연한 질문의 한계
GPT를 켜고, 판결문을 첨부한 후 이렇게 물어봅니다.
이 소송 판결문을 요약해줘.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사건 개요 - 원고 주장 - 피고 주장 - 법원의 판단 - 결론
딱히 틀린 건 없지만, 사장님께 바로 보고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너무 장황했고, 법원 판결문 요약체 그대로라 “결국 내가 다시 줄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차 시도: 대상·목적·형식을 지정
다음에는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사장님께 보고할 PPT용 요약으로 정리해줘. 한 장짜리 슬라이드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건 배경, 결과, 향후 대응방안만 뽑아줘.
GPT는 이번에 훨씬 나은 답을 줬습니다.
[사건 배경] - 경쟁사 A가 특허 침해 주장하며 소송 제기 (‘23.5월)
[결과] - 당사 승소 (‘24.7월, 1심)
- 손해배상 청구 50억 원 전액 기각
[향후 대응] - 항소 가능성 대비 - 특허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
이제야 “PPT 한 장”에 바로 옮겨 담을 수 있는 수준이 나옵니다.
대상(사장님), 목적(PPT 보고), 형식(한 장)만 지정했을 뿐인데 확 달라졌습니다.
3차 시도: 조건을 더 구체화하기
그런데 실제로는 이 정도로도 부족합니다.
사장님께 보고하려면 강조할 것과 줄일 것까지 정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넣었습니다.
사장님께 보고할 PPT 요약.
조건: 1) 5줄 이내 2) 긍정적 결과는 강조, 부정적 요인은 간단히만 언급 3) 금액은 반드시 숫자로 표기 4) 결론은 ‘회사 입장에서의 의미’로 끝내기 5) 발표 멘트는 1분 이내
GPT의 답:
PPT 요약
경쟁사 A 특허 침해 소송, 당사 전부 승소 (’24.7월 1심)손해배상 청구 50억 원 전액 기각 → 재무적 부담 없음향후 항소 가능성 존재, 대비 필요이번 판결로 당사 기술력 및 권리 인정 강화
발표 멘트
“이번 사건은 경쟁사 A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으로, 1심에서 전부 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50억 원 손해배상 청구도 모두 기각되어 회사 재무적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항소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강해 향후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PPT 한 장 + 발표 멘트까지 한 번에 준비가 끝납니다.
깨달음: 구체성이 품질을 결정한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건 단순했습니다.
1차 질문 막연한 질문의 결과 → 쓸모없는 요약
2차 질문 대상·목적·형식 지정 → 기본 틀은 잡히지만 아쉬움 존재
3차 질문 조건까지 구체화 → 실제 보고서에 바로 쓸 수 있는 완성본
즉, GPT가 못하는 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그림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AI 활용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소송 결과 보고서를 준비하며 깨달은 이 원칙은, 이후 보고서, 회의 준비, 계약 검토 요약 등 모든 업무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마 GPT를 업무에 사용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미 경험하고 계시다시피, GPT와의 대화는 한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판결문 내용을 요약해줘" 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GPT와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구체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결과적으로 원하는 답을 얻어내면, 그 답을 만드는데 필요한 프롬프트들을 발굴할 수 있고, 앞서 말했던 GPTs 나만의 지침으로 저장하면 이런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는 수고도 덜어낼 수 있습니다.
또, 내가 원하는 답이 어떤 것인지 확실치 않을때도 답을 생각해 내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CEO에게 보고할지, 타부서에 공유용으로 할지에 따라 어떤 내용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그 결과물의 최종본을 선택하는것은 본인의 몫이니까요.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도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 GPT. 앞으로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활용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