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
“GPT를 쓴다고요? 그래도 괜찮을까요?”
제가 처음 ChatGPT를 업무에 활용해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먼저 돌아온 반응은 걱정 섞인 질문이었습니다.
AI가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건 알지만, ‘법률’처럼 정확성이 중요한 영역에서까지 사용하는 건 과연 괜찮을지에 대한 우려였죠.
그 걱정은 타당했습니다. GPT는 결국 ‘확률’을 바탕으로 문장을 예측하는 생성형 AI입니다.
정답을 찾아주는 도구라기보다는, 정답처럼 보이는 말을 유창하게 뱉어내는 도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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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면 든든한 ‘비서’, 잘못 쓰면 위험한 ‘조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GPT는 생각보다 강력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사용해본 경험을 기준으로 봤을 때, GPT는 다음과 같은 업무에 특히 유용했습니다.
어색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다듬어주는 ‘에디터’로서,
복잡한 문서를 요약하고 재구성해주는 ‘정리자’로서,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속기 비서’로서 말입니다.
특히 반복되는 자문 메일, 회신용 서면, 계약서 표준 문구 작성 등에는 GPT의 빠르고 일관된 문장 생성 능력이 꽤 유용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분명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법무 업무에 있어서 중요한 건 ‘정확성’과 ‘책임성’인데, GPT는 어느 쪽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정 법 조항을 잘못 인용하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일은 아직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른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죠.
이 분야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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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법률가는 어떻게 써야 할까?
저는 사내변호사로서 GPT를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판단을 대신하도록 시키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도구’로 쓰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 특히 잘 맞습니다.
계약서 조항 비교 및 문장 정비: 유사한 조항을 나열하고 어느 쪽이 더 명확한지 검토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리스크 요약 정리: 자문을 회신하기 전 핵심 쟁점을 요약 정리하는 데 시간 단축 효과가 있습니다.
반복되는 보고서 작성: 반복되는 템플릿성 보고서에 있어서 GPT는 초안을 자동으로 구성해주기 때문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GPT는 결국 ‘초안 도구’입니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며,
법적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결정은 인간의 몫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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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변호사를 위한 GPT 활용법 — 실전 팁
저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GPT를 실무에 활용해 보고 있습니다.
① 반복되는 자문 내용 템플릿화:
업무 중 자주 반복되는 유형의 자문 메일이 있다면, GPT에게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학습시켜두고 상황에 따라 약간씩만 수정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문서 퀄리티는 일정하게 유지되면서도 작성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② 자문 초안 정리 도우미로 활용:
가끔 생각이 정리가 안 될 때, GPT에게 “이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제가 쓰려고 했던 말을 구조화해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문장의 방향을 잡을 수 있어서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③ 표현의 매끄러움 점검:
내가 쓴 자문 문장이 너무 단호하거나, 혹은 너무 우회적일 때, GPT에게 “좀 더 중립적이고 명확하게 바꿔줘”라고 요청합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뉘앙스를 조정할 때 좋은 보조 도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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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과 AI의 거리,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GPT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판단을 돕는 보조 장치입니다.
그 자체로는 전문성을 대체하지 못하지만,
전문가의 사고 흐름을 정리하고 문서화하는 데에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이 오히려 AI 시대에 사내변호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자동화가 더 많아지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내린 판단의 ‘근거와 맥락’을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설명의 방식이 말이든, 글이든, 시스템이든.
GPT는 그 설명의 틀을 잡아주는 도구로,
아주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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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조력자로 활용하기
“사내변호사도 AI를 써도 되나요?”
그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네, 단 ‘생각을 대신하려고만 하지 않는다면’요.”
AI는 우리가 더 잘 정리하고, 더 쉽게 설명하고,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가진 전문성과 책임감 위에 놓인다면,
AI는 충분히 의미 있는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단, 회사 내부 정책상 GPT에 민감한 정보나 실제 업무 내용이 외부로 전송되어서는 안 되는 경우,
AI 활용은 반드시 사전 검토와 제한된 환경에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회사 정보보안과 기밀 유지 원칙은 언제나 우선입니다 :)
다음화 예고
Ep.8. “이 문장 어색하지 않아?” — GPT를 잘 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