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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Apr 11. 2020

콘텐츠 구독의 시대:뉴스레터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을 콘텐츠에 둘러싸인 채 보낸다.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맡의 핸드폰을 켜 밤새 연락이 온 것을 살피고 인터넷 창을 켜 뉴스를 클릭하거나 실검을 훑어본다. 출근길에도 이런 행위들은 계속된다. 버스 안에서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듣기도 하고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과 각종 OTT 서비스*들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본다. 일상 속의 콘텐츠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 이제는 내가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무엇을 봐야 할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요즘같이 모든 개인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분하는 시대에는 넘치는 콘텐츠로 인해 오히려 좋은 콘텐츠를 찾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나 역시도 대중문화나 트렌드, 사회 분야에 호기심이 왕성하지만 정보의 수렁-이제는 바다라고 하기도 너무나 광활해서-에 빠져 무엇을 읽고 무엇을 걸러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넓고 얕은 지식이 아닌, 넓고 깊은 지식을 얻고 싶어 각종 사이트를 즐겨찾기 해놔도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를 감당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은 요약본을 찾거나 큐레이션 콘텐츠를 찾아 훑고 말았다.  


이런 상황을 아쉬워하던 어느 날, 인터넷을 하다가 아주 좋은 글을 발견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제발 이 글 좀 보시라고 소리를 치고 싶을 정도로.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뉴스레터를 모아놓은 오픈애즈의 글이다. 이 글을 발견하고 내 일상이 달라졌다고 하면 과한 이야기일까.



제목 그대로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모든 뉴스레터를 모아놓은 글이다. 뉴스레터의 제목과 분야, 간단한 뉴스레터의 소개를 모아뒀다. 스타트업, 디자인, 이벤트, 경제, 시사,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 분야도 다양하다. 시간은 없지만 많은 걸 알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콘텐츠다. 전방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기구독 붐 가운데 나는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신세계를 맛보고 있다. 이 글을 발견한 후 욕심을 잔뜩 부려 약 스무 개가 넘는 뉴스레터를 구독했고 그중 몇몇 개는 구독을 취소한 후 최근에는 여덟 개 정도의 뉴스레터를 꾸준히 읽고 있다.


오늘은 내가 구독한 뉴스레터 중 잘 읽고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1. 뉴닉 (구독 신청 링크)

구독 신청 링크를 누르면 나오는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 하루 10분만 투자하면 정치, 경제, 시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귀여운 고슴도치 캐릭터를 내세워 친근하게 사회를 알려준다. 아래의 샘플은 어제 받은 뉴스레터의 일부분이다. 콘텐츠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 공부하듯 읽어야 하지만 그만큼 질이 좋다는 느낌이다. 선거를 앞두고 준비한 총선 뽀개기 사이트는 정말 시간 들여 준비한 티가 난다. 투표하기 전에 제대로 정독하고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추천!



2. 북저널리즘 (구독 신청 링크)

문화, 시사, 정치, 경제, 트렌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의 대담을 싣는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생각을 통해 분야별 트렌드나 흐름을 알 수 있다.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들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나 궁금증을 이해할 수 있어 재밌게 읽고 있다.



3. 오디티 스테이션 (구독 신청 링크)

"당신의 메일함에 음악과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음악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페이스 오디티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로 다양한 음악을 추천해준다. 음악에 일가견 있는 전문가들의 추천이라 그런지 들을 음악이 없어 고심할 때면 뉴스레터를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사실 스페이스 오디티는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곳인데 이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음악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감탄하게 된다. 뉴스레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들의 콘텐츠를 읽다 보면 어느새 이 곳의 열성 팬이 되어버릴 것 같은.


** 참고 링크 >>



4. 퍼블리 (구독 신청 링크)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하는 퍼블리(Publy)의 뉴스레터. 처음 퍼블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웹의 콘텐츠(특히 글!)를 돈 주고 구매해서 본다는 개념은 익숙하지 않았다.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는데?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시대였으나, 희미했던 저작권 의식에도 새 바람이 불면서 이제는 괜찮은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꽤 당연해졌다. 글을 쓰는 사람을 후원할 수 있는 사이트도 생겨났으니. 아무튼 그만큼 퍼블리는 괜찮은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경제나 비즈니스, 트렌드 등 다양한 분야의 좋은 콘텐츠를 멤버십 제도를 통해 제공하는 퍼블리가 그들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뉴스레터. 일을 잘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5. 뽀식이 (구독 신청 링크)

뽀시래기의 지식 한 장이라는 귀여운 슬로건과 함께 발행되는 뉴스레터. 많이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는 실무 용어를 아주 가볍게 설명해준다. 용어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신입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가끔 들어가 있는 귀여운 짤방은 덤.


6. #ㅎ_ㅇ (구독 신청 링크)

이때까지 추천한 뉴스레터들 대부분이 조금 어려웠다면, #ㅎ_ㅇ은 아주 편하게 스크롤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는 뉴스레터다. 구독 페이지의 이 글이 눈에 띄어 구독을 했었다.


내가 본 콘텐츠의 목록을 하나도 누락시키지 않고 나열하고 싶어. 그래서 내가 본 콘텐츠의 목록을 매일 어딘가에 적어두기는 해. 트위터에, 인스타그램에, 노션에, 노트에. (...) 내가 본 콘텐츠의 목록을 나열하는 것과 그중 일부를 상대에게 제안하는 것은 전혀 다른 품이 드는 일이야. 사람들이 검색하지 않고 나에게 물어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그건 내가 그동안 산만한 티를 냈기 때문이야. (...) 그나저나 나는 신간/신보/개봉 예정작/업데이트된 팟캐스트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궁금해. 그러다 보니 하나의 대상을 두고두고 다시 봐야만 길러지는 콘텐츠 소화력이 0이고 오로지 콘텐츠를 소비하고만 있어.


어떤 이의 기록에 대한 열망으로 시작된 뉴스레터,라고 마음대로 이름 붙여 본다. 이 뉴스레터는 개인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어떤 콘텐츠를 소비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10일간 봐온 콘텐츠 로그, 그리고 그중 가장 좋았던 것, 다음 10일 동안 기다리고 있는 콘텐츠를 아주 간결하게 이야기하는데, 내가 언젠가 해보고 싶은 형식의 뉴스레터이기도 하다. 기록하고 그것을 함께 향유하는 것은 즐거우니까. 누군가의 취향을 들여다보는 일 역시 즐겁다.




7. xyzorba (구독 신청 링크)

한 편의 잡지를  보는 듯한 뉴스레터다. 개인이 발행하는 뉴스레터로 자신이 본 음악, 영화, 책 등에 대해 쓰고 있지만 그만의 문체가 잘 느껴진다. 가끔은 다른 이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감상을 나누기도 한다. 섬세한 감수성이 잘 드러나는 뉴스레터라 어쩐지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보게 되는 그런 뉴스레터.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나서 좋은 점은 역시 내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누군가가 공들여 작성한 콘텐츠를 매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사나 경제 부분은 뉴스를 보지 않아도 정리된 콘텐츠 덕에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콘텐츠의 질도 믿을만하다. 개인이 발행하는 뉴스레터도 있지만 회사의 브랜딩 차원에서 혹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형식이 많기 때문에 필진도 다양하고, 그 덕에 여러 의견을 청취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하게 구독을 해놓고 보니 거의 매일매일 읽을 콘텐츠들이 생긴다. 꾸준하게 콘텐츠들을 읽다 보면 여러 분야의 지식들이 쌓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아닌 기대가 생긴다.


혹 나처럼 시간적 여유가 없어 무엇을 봐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참에 뉴스레터를 구독해 보는 게 어떨까.



*OTT 서비스: Over-The-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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