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고리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쌍으로 이루어진 이 액세서리는 꼭 한쪽만을 잃어버려 다른 한쪽마저 그 존재의 가치를 잃게 하곤 한다. 물건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귀고리만은 정말 참으로 자주 잃어버리는 것이 속상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이 일에도 태연해지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잃어버렸던 것들이 어디선가 나타나는 경우를 경험하고서는... 이사 가는 날 먼지와 뒤엉켜 나오기도 하고, 정말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경우였는데도 누군가가 발견했다며 찾아주기도 하셨다. 나는 '인연'의 힘을 믿는다. 사람의 경우는 당연히 그렇다. 그래서 갑자기 이별하게 되는 경우에도 슬퍼하지 않게 되었다. 물건도 그런 것 같다. 내 애착이 담긴 경우는 인연이 있는 물건이면 꼭 돌아오더라는. 안 그런 경우는 내게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하고 마음속에서 덜 슬퍼하며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애착을 담았던 대상과 헤어지는 일은 참으로 슬프다. 그러나 믿는다. 그리고 되뇐다. “우리는 만날 때 헤어짐을 걱정하는 것과 같이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마흔 즈음이 되고 나니 감정에 성숙해진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처하는 감정에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뜻밖의 이별은 슬프다. 보고 싶을 것이고 좋은 순간들이 오히려 가슴 아리듯 생각날 것을 알 것이다. 가끔 몰래 찾아가서라도 보고 싶을 것이고 그 마음과 감정을 다루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들 거라는 것도 익히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연'의 힘을 믿어본다. 그 힘으로 이별에도 성숙해진다. 다시 내게 돌아온 한쪽의 귀고리처럼 우리가 인연이었다면 다시 만나게 되리라. 또다시 성숙해진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