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굳이 누가 묻는다면
얼마 전 후배가 물어왔다. 커리어의 성공 비결을 알려달라고. 무엇이 성공처럼 보였는지 모르겠고, 성공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딱히 비결이랄 것도 없다. 누구한테 무슨 훈계질(?)을 할 자격이나 의지도 없고, 최근에 본 이 포스팅 덕분에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무는 게 좋겠다 싶었다.
Source- Humans of Seoul 페이스북그러나 적어도 21년 치 쌓아온 지혜는 있다. 후배가 떠나고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여기에 적는다.
커리어에서 보람을 찾고 싶다, 성공하기 위해 당장 뭐를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첫 번째로 오늘부터 ‘운동’하라고 말할 것이다. 체력은 중요하다. 멋지고 날씬해지기 위해 운동하기보다 체력 특히 정신적 체력을 위해 꾸준히, 지친 날에도 힘이 있는 날에도 변함없이 운동을 권하고 싶다.
두 번째, 옷을 똑바로 입으라 말하고 싶다. 정장을 입으라는 뜻도 고가 브랜드를 사 입으라는 말도 아니다. 이제 많은 일터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반바지나 캐주얼을 입어도 되는 자유로운 복장문화가 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어도 단정히 입는 것과 아무 거나 입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스스로 단정하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그 몸과 마음의 준비됨이 안팎으로 드러난다.
세 번째,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라는 것. 특히 몸이 무거워질수록 팀원들과 어린 친구들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어린 날엔 위를 보고 배우지만 이젠 아래를 보고 배워야 한다. 다양한 인더스트리, 세대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스스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몸이 무거워질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어린 상사는 그렇다 쳐도, 나보다 멍청한 상사에게 열정을 보이는 팀원은 없다.
그다음으로는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것도 있지만 빨리 잊어야 하는 것도 (떠나보내야 하는 것)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반성과 교훈은 굵고 짧게, 필요 이상의 감정에 파묻혀 현재의 에너지와 시간을 고갈시키는 것은 낭비다. 무엇보다 내게 득이 되질 않는다. 와신상담, 절치부심도 효율적으로, 그 에너지를 생산적인 곳에 쓰길!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꼰대질이랑 좋을 게 없다는 것. 대부분의 꼰대질은 내가 너보다 고단수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인데, 그 마음을 남이 아닌 스스로에게 쓰는 게 낫다. 꼰대질을 한다고 그걸 듣는 사람도 없거니와 그거 한다고 해서 고단수임이 증명되지도 않는다. 합리적으로 의견을 말하면 되었지, 한수 내가 가르쳐줄 게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거다. '돈' 중요하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력, 시간, 기회, 경험. 돈으로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돈을 들여 경험을 살 수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면 갈수록 돈, 시간, 체력을 모두 들여도 잡을 수 없는 기회, 경험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