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내 사십 대가 시작되었다.

2018년, 나이 마흔이 시작되었다

by Gino

2018년, 내 나이 마흔
앞자리가 바뀌었다. 그래, 마흔이 되었다. 그래 봤자 '요즘나이 마흔'은 인생의 반도 못 온 시점. '불혹'같은 콘셉은 내게 어울리지도 않지만 그래도 십 년 만에 바뀐 나이가 (한국인에게는 나이의 의미가 남달라서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흰머리와 엄청난 저장공간과 속도를 자랑하던 기억력도 이전만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2017년 12월 31일과 2018년 1월 1일이 뭐 그리 차이가 있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체감상의 변화가 있다
1/2 증후군이 사라졌다는 것. 나는 1월 2일 증후군이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 평일인 이 날에는 항상 뭔가 불안하거나 우울한 기억을 만들곤 했었는데, 원인은 새해니까 더 잘 해보겠다는 지나친 의욕과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냥 그런가 보다... 날이 춥고 새해이니까 당연히 주위도 마음도 몸도 어수선한 것이지 하면서 잠시 감자칩을 씹어먹으며 멍 때리기를 하니 불안한 마음도 어느 정도 매니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헷갈리기 시작했다
음.... 이건 사춘기의 혼동과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 뭐랄까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신념들, 멘토라고 여겼던 사람들,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팩트이자 고견이라고 여겼던 의견 및 인사이트, 심지어는 내가 하고 있는 디지털과 마케팅까지. 이게 사실 다 맞나?? 이렇게 하는 것이, 이렇게만 하는 것이 맞나 싶은....
그래서 오히려 판단을 유보하게 된다. 이건 어찌 보면 좋은 징조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이런 식의 접근을 해본 적이 없다.

내 에너지 레벨을 감지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관심사나 주제 영역도 꽤나 많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다고 하더라도 각각으로 1/N 해보면 실제로 각각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많지도 않다. 이전에는 참으로 오만하게도 내 에너지가 무한대라고 착각했었다. 그래서 무조건 다 들이댔었다. 우선순위 이런 거 생각 안 하고 꽂히는 것이 있으면 바로 다 들이댔다. 이제는 안다. 그렇게 다 들이대면 다음 리스트에는 손도 못 댄다는 것을... 내 에너지는 무한대가 아니라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천연자원보다도 희소한 자원이라는 것을. 그래서 함부로 들이대지 않는다.

이것이 새해, 마흔 살이 된 나의 단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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