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삼십 대의 끝자락엔 되게 힘들었다. 원하는 일은 계속 잘 되지 않았고, 삶의 무게와 이슈는 더 해가는데 이전 같았으면 훌훌 털고 일어날 일에 푹 주저앉아 다시 일어날 힘도 없었다. 컨디션도 늘 안 좋고 마음도 무거웠다. 서른아홉의 마지막 달에 카페에서 복잡한 마음을 끄적여놨던 메모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렇게 적혀있다
깊은 슬픔의 한 덩이가 마음에 박혀 있는데, 이 슬픔을, 실망감을, 이젠 무엇을 희망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 무거움을 표현하지도, 삼키지도 못 해서 이러고 있다.
그런데 불과 한 달이 지나 해가 바뀌고 그저 숫자상으로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것뿐인데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나를 떠난 것들이(사람, 기회 등등) 애석하기보다 지금 내게 머무르지 못할 뻔도 했는데 내게 와준, 내게 있어준 지금의 모든 것에 감사한다. 더불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들, 본질만을 생각할 때 과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더 내려놓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