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깊고 깊은 슬픔

결국 혼자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구나

by Gino

마흔

내 인생에 몇몇의 일들이 생겼다

그러나 마흔의 인생에는 이미 몇몇의 일들이 더 생기기 전에도 뭔가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뭐 하나 둘이 더해진다 해도 그것이 엄청 신선하기보다는 무덤덤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몇몇이 더해지며 내 생활에 파고드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지금도 나는 그 과정 속에 있고 사실 이게 끝이 있는 여정인지 아니면 나는 평생 이렇게 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인생이라는 의미도

그 속에 나라는 인간의 의미도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은 또 무엇일까

매 순간이 허무해졌다

그간 내가 살아온 방식이

너무 지나치게 애를 썼구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되는 것을

나는 마치 노력이라는 것은 배신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가치인 양

나라는 자원을 너무 심하게 고갈시킨 것 같다


결국 혼자이구나

살아가는 일이란

가족도 친구도 모두 엄밀한 의미에서는 남이구나

헛헛하여 깊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


내가 가장 잘 해왔던 것이

내가 가진 가장 큰 재능이

노력하는 일이 아닐까

그러나 그렇게 살아온 지난날이

결국은 죽어라 매 순간을 살아온 내게

병든 몸과 마음

살아온 날들에 대한 슬픔과 배신감

앞으로 에 대한 막막함만을 주었다


몸은 아파왔고

마음은 갈 곳을 잃었다

정말 슬플 때에는

오히려 눈물이 나지 않는구나


누군가가 물어오는 카톡 안부에도

진심보다는 그저 호기심만이 느껴졌다

당신은 내가 진짜 걱정되는 거요

아니면 그저 걱정이라는 무늬로 나에 대한 호기심만을 해결하려 하는 것이오?

진정... 내가 위로받고 싶은 몇몇의 사람들은

그들의 바쁜 삶 속에 열심을 다 쓴 모양이었다

서운하기보다

그들은 그저 그들에게 주어진 삶을 사는 것뿐이다

내 인생 내 감정은 내 것이니

마흔이 된 나는 그저 꿀꺽 삼켜야 하는 것이지..


아직도 나는 마흔의 심연 한켠에서 조용히 숨을 참고 있다

그러나 안다

인생은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살아내야 하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삶이 멈추었으면 싶은 순간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그조차 투정이었음을

인생은 살고 싶다고 잘 살아지고 끝내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을


나는 많이 슬프다 요즘...

그러나 그 슬픔을 꺼내어 “내가 슬프오”라고 떠든들 무엇이 달라질까? 타인에게 위로를 얻으려 하려 해도 마흔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모두 그들의 삶만으로도 이미 너무 바쁜 사람들이다.


삼켜라

그 슬픔과 수많은 감정들을...

나의 슬픔을 나 이외의 누구에게 위로받을 거라 기대하지 말자.

언젠가는

언젠가 이 시간을 재해석한다면

이 시간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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