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이 되면
삶과 일상의 미션이 많아진다.
조직에서는 위아래의 눈치와 스트레스를 샌드위치로 감내해야 하는 중간관리자
가정에서는 가장, 배우자, 부모로서 생활비를 벌고, 살림과 육아를 해야 하는
본가에서는 늙으신 부모님이 하나 둘 어딘가 편찮으시고, 경제력도 서서히 잃어간다.
이렇게 미션도 많고
지혜는 쌓였으나
돈은 없고
체력이 부족하고
시간은 더욱더 부족하다
결국 우선순위를 정하여 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드는 업무와 개인사를 처리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에너지와 감정의 조울증이 온다. 어떤 느낌이냐면....
"시간은 없고 처리할 일들은 많고 폭풍같이 해치우는 중에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 불같이 화가 일다가, 이내 손가락 하나 까딱 할 힘조차 없다가 조급하다가 답답하다가 서글프다가 헛헛하다가...."
딱 이런 느낌이다.
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 아마 몸과 마음이 보내오는 신호를 무시한 채 일상이 너무 바빠 허덕이며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갑자기 감기몸살로 앓아눕거나 급기야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동료나 지인의 소식을 듣고 나서야 나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도 한다. 이미 건강검진을 해보면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검사 수치는 지나치게 낮거나 지나치게 높거나, 이미 만성위염에 의사의 처방은 참 성의가 없는 건지 현실성이 없는 건지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는데... 스트레스는 그렇다 쳐도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건 맞는데, 몹시 무리하고 있는 규칙적인 생활 말이다.
간혹 운동을 시작하거나 식습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마흔 즈음에 새롭게 태어나는 이들도 있고,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을 바꿔 삶의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이들도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실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다. 에너지가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삶의 이슈와 우선순위에 따라 적절히 배분할 줄 알아야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마흔의 삶들은 거의 에너지 조울증 수준 아닌가? 이번 주에, 오늘 나는 몇 번이나 이 에너지와 감정의 조울증과 씨름하였던가? 여러 번 에너지 레벨이 달랐다면 그건 마흔의 증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