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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지 Jul 16. 2021

상반기 키워드 결산

생각 없이 살았던 지난 한 달을 반성하며 글을 쓰기로 결심한 직후 무더위가 찾아왔다. 집에서는 도통 집중할 수가 없어 또 며칠을 흘려보냈더니 어떤 글을 쓰고 싶었는지 까먹어버렸다. 일단 상반기 키워드 결산을 하며 녹아 흐른 정신을 다시 굳혀야겠다.


 각종 단편영화 제작지원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시나리오와 지원서를 쓰고, 틈틈이 촬영과 오디션을 하며 봄과 여름 사이의 시간들을 보냈다. 본격적인 여름은 언제나, 늘, 봄옷을 한 번씩 입어보기도 전에 찾아온다.


- 단편영화

단편영화에 출연하기도 하고, 시나리오도 쓰면서 방구석 버섯처럼 의자에 붙어있었다. 각종 공모전을 뒤지고,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지원했다. 도대체 언제쯤 또 영화를 연출할 수 있을까, 프로덕션을 진행하는 나와 내 주변 지인들(강제로 업무를 나눠줌)을 상상하며 미리 괴로워했다.


- 농구

 뜬금없이 농구에 빠졌다. 글쓰기나  읽기 외에는 취미도 없고, 건강이나 영화 말고는 딱히 관심 가는 것들이 없었는데 농구라니.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곱씹어 봐도 딱히 생각나는 사건이 없다. 이번에 함께하게  회사에서 NBA 경기 영상을 즐겨본다는 말을 들었을  까지만 해도  생각이 없었다. 축구도 아니고 농구라니? 하지만 바로 그날, 매니저 동생과의 대화를 들은 구글이 유튜브에 농구 영상을 띄웠고(추측), 하이라이트 영상 하나를 시작으로 밤을 새우며 KBL 영상을 시청했다. 비교적 골이 많이 들어가니까 경기의  순간이 하이라이트다. 탄천을 걸을 때마다 목격하는 삑삑 소리를 내며 농구하던 사람들을 그제야 이해했다. 요즘 해만 지면 농구하자고  사람  사람에게 조르고 있는데 다들 바쁘단다. 비기너 반을 끝내면 혼자 나가서 연습해볼 용기가 생기려나.


- 오디션

 오디션이 재미와 스트레스를 동시에 준다. 이번 , 생에 최고힘든 오디션을 겪으며 입맛도 생기도 잃었다가, '재밌고 재밌었다.  선택하기 잘했다' 끝났다. 오디션과 연애하는 기분이다. 오디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며 동료 배우들과 서로를 다독이고 있는 요즘이 훗날 후회로 남지 않기 위해 운동선수처럼 연습하기로 다짐한다.  


- 감사 동아리

친한 언니와 공원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감사 동아리에 대해 알게 됐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익명으로 매일 한 번씩 감사를 나누는 교회 내 동아리였다. 감사의 힘을 알기에 그날부터 동아리에 가입 후 시작된 감사하기가 다행히 수개월 째 잘 이어지고 있다. 타인의 감사를 읽고, 내 감사를 나누며 인생에 모든 일을 감사로 받을 때에 생기는 보석 같은 순간들을 누리고 있다.


- SNPE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다섯 가지 중 하나. SNPE를 제대로 배우고, 자격증을 따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 늘 우선순위 위에 있는 '연기하는 일'이 바빠진다면 더 이상 수업은 못하겠지만, 세상에 이렇게 좋은 운동이 있다고 평생 외치고 다닐 것 같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누구든 유튜브에 검색해서 동작 하나라도 꼭 따라 해 보시길. SNPE 덕분에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리해 보니 크게 영혼을 뺏길 만한 일은 없었는데 왜 이렇게 진이 빠지는 것 같았는지. 역시 무더위 때문이었나.


하반기엔 더 웃을 일이 많길,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영화를 찍길, 모두와 함께 건강하길. 20대의 끝자락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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