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You Should Write Handwritten Letters
편지를 썼을 때의 감정이나 느낌이 미묘하게 전달이 되기도 해서 때로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치 대화에서의 비언어적 요소와 같달까.
... the feelings and emotions that one has felt while writing a letter is often transmitted through the letters, which resembles the nonverbal elements of a conversation.
[English version available below]
여섯 살 쯔음이었을까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의기소침해 있던 와중, 나는 공책을 펼쳐 연필로 꾹꾹 눌러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미안한 마음을 정성껏 담아 꽉 채운 페이지를 찢어 꼬깃꼬깃 접어 엄마한테 건네주었다. 화가 단단히 나 보였던 엄마는 편지를 읽어보더니 금세 미소를 지었다. 꽁꽁 언 얼음 같았던 엄마의 표정이 풀리는 걸 보고 나는 그때 깨달았던 것 같다. 정성스레 손으로 쓴 편지의 위력을.
그 희미하지만 뚜렷한 기억 덕분일까 나는 이십 년 가까이 지나간 오늘까지도 굳이 손으로 편지를 쓰곤 한다. 아니, 오히려 SNS와 인터넷 상에서 단순한 의사전달뿐 아니라 진지한 감정이 담긴 내용이 오고 가는 오늘날, 나는 꽤나 자주 펜을 들어 편지를 쓰려한다. 직접 편지를 건네주거나 우표를 붙여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손으로 적은 메시지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상대에게 보내기도 한다. 그 정도로 나는 손편지가 좋다.
여행을 할 때는 기념품을 사는 대신 잊지 않고 그 도시의 느낌이 물씬 나는 엽서를 사서 그 순간의 느낌을 간단히 적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낸다. 엄마는 내게 항상 기념품으로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것만 사 오라고 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한 도시에서 산 엽서는 물론이고, 당시의 감정을 담아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 그 과정 자체가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받는 사람도 산과 바다를 건너 도착한 유일무이한 손편지의 소중함을 아니 느낄 수 없다.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도 연말에 중요한 고객들에게 조촐한 선물과 함께 손으로 쓴 편지를 보냈다. 정갈하게 인쇄한 편지를 넣어도 되었을 것이지만 그만큼 손으로 직접 쓴 편지에서는 상대방의 정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라도 손으로 적은 편지에서는 정형하게 인쇄되어 나온 반듯한 글씨체보다 특별함이 묻어난다. 나름 손글씨가 반듯하다는 이유로 내가 그 역할을 줄곧 맡았는데 내게는 여러모로 익숙했던 것이라 꽤나 즐겁게 그 일을 했던 기억이 난다.
손편지에서는 인간미와 그 사람의 특색이 묻어난다. 인쇄된 글씨체는 멋은 있을 수 있더라도 맛은 없달까. 사람들마다 생김새가 같지 않듯 글씨체 각각의 성격에서 그 사람이 엿보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 편지를 썼을 때의 감정이나 느낌이 미묘하게 전달이 되기도 해서 때로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치 대화에서의 비언어적 요소와 같달까. 미세한 떨림, 빠른 손놀림, 약간의 번짐 등은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보다 강력하기도 하다. 종이 위에 자리 잡은 글씨에서 읽히는 망설임이나 신중함을 손편지를 받아본 사람은 안다.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겉으로 보이는 내용 이상의 것을 읽어낼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손편지는 단순히 정성이 담긴 특별한 편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제 나는 작별인사가 어렵다고 했는데, 나는 종종 누군가를 떠나보내기 전에 그 사람을 생각하며 편지를 적어내려 간다. 자판을 치는 것과 달리 수정하기도 어렵고 속도도 느리지만 그 여유와 느림 사이에서 상대방을 떠올릴 기회가 생겨 내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손편지가 좋다. 받는 것만큼 쓰는 것도 좋은 것이 손편지이다. 하지만 손편지가 가장 아쉬울 땐 내가 적었던 내용이 궁금해질 때이다. 내 손을 떠난 손편지는 결혼을 해 집을 떠난 자식처럼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것이 되어버린다. 아쉬움을 달래려고 가끔은 편지를 봉투에 넣기 전 사진을 찍어두기도 한다. 그만큼 손편지는 쓰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얻는 것이 많은 것이다. 2016년에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대신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I still remember the time when I was about four or five years old, I ripped a page off a notebook and wrote a letter of apology to my mom. I have gotten scolded for something that I don’t recall anymore, but while feeling downcast I decided to write her a letter. I picked up a pencil and wholeheartedly wrote how sorry I am. When I handed the letter to my mom who still seemed quite angry, she read it and soon smiled at me. Seeing how easily my mom’s facial expression changed from angry to contented, I realized the power of handwritten letters.
Maybe it’s because of this vague yet clear memory of giving my mom a handwritten letter that even after almost 20 years I still write it. Especially today when not only casual conversations but also deep emotions are sent and received predominantly online, I try to pick up a pen and write a letter to someone more often than not. In cases where I cannot hand a letter to someone in person or mail it, I even take a photo of the handwritten letter and send the photo to the person I have written to. That is how much I love handwritten letters.
Whenever I am on the road, I make sure to buy a postcard to write how I feel at that moment and send it to the people I love. My mom used to tell me to buy the things that are only available in that specific place as souvenirs. I guess the whole process of writing a postcard with my thoughts at a given moment and putting it in a mailbox itself is one of ‘the things that are only available in that specific place’. From the recipient’s point of view, the uniqueness of the postcard that has crossed many borders to arrive becomes even more special.
The company I used to work at also sent out simple presents with a handwritten letter to the VIPs at the end of the year. They could have easily printed out letters but no neatly printed letters has that personal touch that handwritten letters have. Even the same words seem more special when they are handwritten. For having a neat handwriting, I was usually in charge of the task. I remember enjoying doing what I am already used to.
One can read a touch of personality in handwritten letters. Printed letters, on the other hand may look nice but not distinctive. As much as everyone looks different, his/her handwriting also is. And sometimes one’s handwriting reveals a personality too. Moreover, the feelings and emotions that one has felt while writing a letter is often transmitted through the letters, which resembles the nonverbal elements of a conversation. A subtle quiver of a letter, a quick scrawl, and an ink smudge between sentences sometimes speak louder than the actual words themselves. People who have received handwritten letters would know about how handwritings sometimes reveal hesitation or deliberation. One can read a lot more between the lines in a handwritten letters, making a handwritten letter not just special but a lot more.
I wrote yesterday that farewells are difficult but often, before I have to say goodbye I write a letter thinking about that specific person. Handwriting is harder to edit and slower to write than typing but I enjoy pondering upon the person and the time we have spent together during the slow process of writing. Such opportunity itself becomes meaningful for myself as a writer too.
I like handwritten letters. It’s one of those things that giving is as good as receiving it. However, there are times when I don’t like handwritten letters too; it’s when I want to see my handwritten letters again, which has already left my hands. Once you give a letter to someone, it becomes theirs not mine. So sometimes I take a photo of the letters I have written before I seal the envelope, for future reference. That shows how much a handwritten letter is worth, both for a writer and for a receiver. I think you should also write a personally handwritten letter to the people you love in 2016 instead of sending them a Facebook message.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This post can also be read on Medium.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