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it Down
They were relaxed and were simply enjoying the given moment and their coffee, while I was annoyed by things not working out and the day getting ‘ruined’.
일이 풀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동안, 그리고 하루를 ‘망쳐버리는 것’에 걱정하는 동안 그들은 느긋했고 단순히 그 순간을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Day 45: 23 February 2016, Melbourne
The semester kicking off in a week and the weather forecast predicting today’s temperature up to 40 degrees, it was a natural decision to get out of the city and find a nice beach to spend a day at. So when a friend suggested a day trip, I couldn’t say no.
He was supposed to pick me up around nine in the morning, which was casually postponed to ten. The sun has already started blazing down and the wind felt like air from a blowdryer. We could not wait to get to the beach anytime soon. However, our excitement about a cool and fresh sea water to dip into was soon hindered by a police car pulling us over.
The police notified that my friend’s license has expired. On top of a ridiculous amount of fine they imposed, we were told that we cannot drive the car until he renews his license. Another friend that we were about to pick up had a similar issue with an expired driver’s license. So our much awaited beach day now seemed infeasible.
We decided to sort out the issue over a cup of coffee. They made a call to the department of transport on the other side of the country where they are both from. Taking the three-hour difference in mind, the office was supposed to be open already but their calls were both on hold for a good half an hour.
I started getting anxious and agitated for the delay and the possibility of not making it to the beach today. On the other hand, the two friends with their phones in each hand waiting for someone to pick up for the past ten minutes seemed like they could not care less. They were relaxed and were simply enjoying the given moment and their coffee, while I was annoyed by things not working out and the day getting ‘ruined’.
When I realized the stark difference in our attitudes, the first thing that came up to my mind was the difference in cultures that we were brought up in.
I come from a country where words like ‘hurry’, ‘faster’ and ‘quicker’ once defined our lifestyles. I think it still does. While we have one of the longest working hours among the OECD countries, we still rush and hustle at a workplace, which translates to our day to day lifestyle. On the other hand, my friends are from Perth, a city known for its good weather, nice beaches and high living standards. I can imagine their laid-back lifestyle where no one really cares whether things were getting done as quickly as possible.
While I was worried that we might not get to the destination soon enough to enjoy the day or at all, they were already enjoying the moment. They weren’t bothered by what has already happened and what might happen because of that. The day wasn’t ‘ruined’. It was my mind that ‘ruined’ the day.
I don’t know if they were conscious about being more present in that moment. But they surely seemed like they were not only okay but also not worried at all about the unexpected situation.
They seemed more mindful, more connected with the world and the people around them, which made a seemingly disrupted moment enjoyable and pleasurable. They were of course more used to a laid-back response than I am but they seemed to be more familiarized with being present at the given moment. And there I was, thinking about anything but ‘here and now’.
We did end up going to the beach but by the time we found a nice beach to swim/surf in, it was already four in the afternoon. So after hours of driving and of the police and license situation we only got to spend two hours at the beach.
But it didn’t matter, because I learned from my friends to enjoy the given moment that I am present at. So wherever I was and whichever situation I was in, with the right company I could not be more contented. A laid-back day that I spent with four guys from Perth who are naturally the master of the slow-living was enjoyable and meaningful.
After a surprisingly exhausting day out of the town, I fell asleep in the back seat on our way back. When I woke up with a sore back, after trying to find the best position to sit in between two guys, I saw from the distance the skyline of the beautiful city of Melbourne. The hazy and drowsy atmosphere was complemented with an ambient music coming from an old school portable speaker in the car. This time, I wasn’t worried or disturbed by the situation that I could easily have been. Instead, I breathed in, felt and enjoyed the moment that I just opened my eyes to.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
45일: 2016년 2월 23일, 멜버른
일주일 후면 학기가 시작되고 오늘 날씨가 40도까지 올라간다고 예보가 나온 상황에서 도시를 떠나 괜찮은 바닷가에 가서 날을 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판단이었다. 그래서 친구가 당일치기로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침 아홉 시에 나를 픽업하기로 한 친구는 느긋하게 열 시쯤 나타났다. 해는 벌써 내리쬐고 있었고 바람은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처럼 느껴졌다. 얼른 바다에 도착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상쾌한 바닷물에 뛰어들 상상에 빠진 우리의 들뜬 기분은 경찰차가 우리를 세우며 금세 식어 들었다.
경찰은 친구의 운전면허증이 이미 만료된 상황이라고 했다. 상상 이상의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한 뒤 경찰은 친구가 면허증을 갱신하기 전까지 차를 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픽업할 다른 친구도 알고 보니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래서 기대했던 바닷가에서의 날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커피를 마시면서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친구들은 본인들이 온 호주 반대편에 있는 교통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세 시간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이미 출근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친구들의 전화는 삼십 분도 넘게 대기 중이었다.
나는 이미 지연된 상황에, 그리고 해결책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점차 불안해지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반면, 십 분도 넘게 핸드폰을 귀에 대고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일이 풀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동안, 그리고 하루를 ‘망쳐버리는 것’에 걱정하는 동안 그들은 느긋했고 단순히 그 순간을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우리들의 태도 간의 명백한 차이를 알아차리자마자 처음으로 떠올린 건 우리가 나고 자란 문화적 차이였다.
나는 빨리빨리 문화가 한때 우리의 삶을 정의했던 곳에서 왔다. 아니, 이는 아직도 우리 삶의 큰 부분일 것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근무시간이 긴 나라 중 하나이면서도 우리는 직장에서 서두르고 일을 밀어붙인다. 이런 태도는 일상생활로 이어지곤 한다. 반면, 친구들이 자란 호주 서부의 퍼스는 일 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바닷가 그리고 높은 삶의 질로 알려진 곳이다. 일이 최대한 빨리 처리되는지 아닌지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그들의 느긋한 삶의 방식을 상상할 수 있었다.
제 때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까 봐, 아니면 아예 출발도 하지 못할까 봐 내가 걱정하는 동안 친구들은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이미 일어난 일이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오늘 하루는 ‘망쳐진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이를 ‘망쳤다’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친구들이 의식적으로 그 순간에 깨어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예상치 못했던 그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걱정하고 있지도 않았다.
친구들은 순간에 귀 기울였고, 주변에 있는 것들과 사람들과 연결되어있었다. 그랬기에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망친 것 같은 상황을 즐겁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답변이 느긋하게 돌아오는 것에 더 익숙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순간에 집중하는 법에 더 익숙해 보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를 제외한 다른 것들에 집중하고 있었다.
우리는 바닷가에 결국 이르기는 했지만 수영/서핑하기에 알맞은 바닷가를 찾고 나니 벌써 오후 4시가 넘어있었다. 아침 내내 경찰과 면허 문제를 다룬 후 고속도로를 달리느라 우리는 바닷가에는 정작 두 시간 정도만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주어진 순간을 즐길 줄 아는 법을 친구들로부터 배웠다. 그렇기에 내가 어디에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 있든지 간에 알맞은 사람들과 있다면 충분히 만족했다. 느린 삶에 익숙한, 퍼스에서 온 네 명의 친구와 보낸 이 느긋한 하루는 즐거웠고 의미 있었다.
도시를 떠난 오늘은 놀라울 만큼 피곤했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다. 두 친구들 사이에서 편안한 자세를 잡으려고 했건만 결국 얼얼한 허리 근육을 느끼며 눈을 떴을 때 나는 멀리서 아름다운 도시 멜버른의 지평선을 보았다. 조금은 뿌옇고 나른한 분위기에 오래된 휴대용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느긋한 음악이 보태었다. 이번에는 예전 같았으면 쉽게 신경 쓰였을 이 순간에 나는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눈을 뜬 이 순간을 느끼고 즐겼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