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Vulnerability
나약함이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말 그대로 나약해 보이는 그 개념이 사실은 강력한 가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vulnerability, a concept that ostensibly seems deficient and literally vulnerable actually incorporates a powerful value and potential.
58일: 2016년 3월 7일, 멜버른
나는 지는 게 싫다. 어렸을 땐 오빠와 게임을 할 때마다 졌기에 금세 흥미를 잃고 돌아서곤 했다. 그리고는 질 바에야 차라리 오빠가 컴퓨터나 인터넷 상의 다른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걸 보는 게 오히려 더 마음이 편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내 약한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인다는 것은 내게 지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나의 취약함을 드러낸다는 것은 곧 상대방의 우세함을 인정한다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그래서 나는 힘들어도 괜찮은 척했고, 울고 싶으면 이를 꽉 물고는 웃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다 감정의 주머니가 넘쳐날 것 같을 때면 누가 보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 숨어서 소리 내어 울어왔다. 주로 나 홀로 벽을 보면서, 때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키워온 강아지의 동그란 두 눈을 보면서 울었고 그럼으로써 내 안의 나약함을 덜어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양 툭툭 털어내고 일어났다.
그랬기에 누군가가 내게 상처를 주었을 때 이를 드러내 보이면서 ‘이것 봐, 나 다쳤어, 아파’라고 솔직하게 나는 말하지 못했다. 그건 나약한 사람에게나 허용된 것이었고 나는 그렇지 않았기에 한 손으로는 알싸하게 쓰라린 상처를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상대를 위협했다. 마치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 과장된 제스처로 강해 보이는 상대방을 위협하듯이, 나의 상처나 약점을 숨기기 위해 나는 과도하게 강한 척했다. 남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없어서 서운할 때면 이면에 숨겨진 내 진심이 드러날까 봐 “왜 연락이 없어”라고 그 간단한 한 마디를 나는 하지 못했다. 그냥 솔직하게 “보고 싶은데 연락이 없네. 너랑 얘기하고 싶어”라고 말했으면 되는 걸 나는 그러지 못했다.
게다가 돌아보니 내가 자라온 사회에서 내게 강요받은 그 완벽함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주변이들에게 끊임없이 말하는 나 자신인데 말이다.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너는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해’라고 하는 것은 아마 그 도달할 수 없는 완벽에 이르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에 하는 말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빈틈을 보이면 그 완벽함에서 멀어질 뿐 아니라 나의 부족함과 약함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여는 것과 같다. 내가 공격 태세를 내리고 나의 연약한 내면을 내보여준다는 것, 혹은 항시 웃고 있는 가면을 벗고는 그 뒤에 있는 울상 짓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그런 것들이 지속 가능한 친밀감의 문을 여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방법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만나온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한 단계 나아가는 데에 거쳐간 그 다리는 언제나 ‘나약함’의 강을 지나가는 것이었고 내가 이를 먼저 건너기 시작하면 내가 그 위태로운 다리를 다 건너기도 전에 상대방이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거나 본인도 그 다리에 발을 딛고는 한 발짝씩 다가오곤 했다. 그리고 우리는 나란히 조금 더 심화된 관계로 올라서곤 했다.
나약함을 드러낸다는 것은 솔직함과 진실됨을 내포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단점이 있어도, 결과에 확신이 들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약함이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말 그대로 나약해 보이는 그 개념이 사실은 강력한 가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외유내강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TED 토크 중 하나인 Brené Brown의 ‘나약함의 힘’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약함이 수치심과 두려움의 핵심에 있으며 가치 있기 위한 분투임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나약함은 동시에 즐거움, 창의력, 소속성, 그리고 사랑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내 나약함을 드러내고 인정한다는 것은, 비록 지금 내가 직면하고 있는 건 작은 노트북 화면일 뿐이지만, 불특정 다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아는 (혹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읽힐 것을 알기에 두려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두려움과 맞서는 것, 나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이를 상대방에게 내비칠 수 있는 것은 그만큼의 용기를 필요로 할뿐더러, 더 많은 이들도 나와 같은 선택을 내리는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아파해도 된다. 눈물을 보여도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어도 된다. 그 사람들도 어차피 완벽하지 않은, 각자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므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Day 58 : 7 March 2016, Melbourne
I hate losing. When I was young, as I used to lose over my brother playing video games, I used to lose interest and turn my back soon enough. I’d rather watch my brother play against the computer or other players online and win over them because at least someone I was rooting for was winning.
Similarly, revealing the weak side of myself to anyone was not different from losing. Showing my weaknesses meant that I was conceding to others’ superiority over me.
That’s why I pretended to be okay when I wasn’t and when I wanted to cry, I bit my lips and smiled. As the emotions accumulated and I reached a stage where I couldn’t hold it anymore, I would find a place and time that no one was around and sobbed out loud. Most of the time I was facing a wall, but sometimes I was looking at the two round eyes of my puppy that I had since I was 7. By doing so, I took out the vulnerability in me, got up and got on with my life as if nothing had happened.
Hence, when someone hurt me, I was unable to frankly tell him/her to look at my wound, and show that it hurts. That was something only permitted to the weak and since I was not one of those feeble people, I covered up the sore wound with one hand and with the other I threatened the counterpart. Just like those who lack self-confidence threaten the others with exaggerated gestures, to hide my pain and weakness I pretended as if I was strong. When I was disappointed about a boyfriend not contacting me for days I couldn’t just simply say “why are you not messaging me?” because of the fear that he would sense my truthful emotions below the surface. I could have been more honest and say “ I miss you and I want to talk to you”, but I couldn’t.
Moreover, I realized that I have been imposing a sense of perfection that the society that I grew up in has been demanding on me. It’s funny, as I am the one who constantly tells people that there is no such thing as perfection in this world. I think when friends tell me “you are too harsh on yourself”, that is probably their regrettable remark on observing my struggle to achieve the impossibility of perfection. Yet, I was afraid that by showing my weak spots I would not only drift apart form perfection but also reveal my insufficiency and vulnerability.
But showing one’s vulnerability is actually analogous to opening one’s heart to that person. Laying down one’s shield and disclosing one’s frail inner side, or taking off a mask that feigns happiness and exposing one’s sad face is an essential element and method in opening a door to an intimacy that lasts.
That’s why a friendship deepened once we crossed a bridge that lays over a river of vulnerability. Once I started stepping on that seemingly precarious bridge, that friend would give me a hand, or him/herself would also muster up the courage and set a foot on that bridge to accompany me. By doing so, we were able to step up to a further stage of friendship together.
Revealing one’s vulnerability involves a sense of honesty and sincerity. It is also a confidence that it is okay not to be perfect, have flaws and things don’t have to turn out the way one wishes. That is why vulnerability, a concept that ostensibly seems deficient and literally vulnerable actually incorporates a powerful value and potential. They say an iron hand in a velvet glove.
One of my all time favorite TED talks is ‘Power of Vulnerability’ by Brené Brown. In her speech she says:
I know that vulnerability is the core of shame and fear and our struggle for worthiness, but it appears that it’s also the birthplace of joy, of creativity, of belonging, of love.
Acknowledging my vulnerability so publicly, although all I am looking at is this tiny screen of my laptop, is terrifying. Knowing that unspecified strangers, and especially the people who (think they) know me would be reading my confession is petrifying. But by facing my fear and my vulnerability and being able to show them to others require much courage. And I hope that I am empowering others to make the same decision as I have.
You don’t have to be perfect. It’s okay to be in pain, and to show your tears. And most of all, you can show those sides of you to the people you care. They are equally imperfect people with their own baggages, just like you.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