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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 원래 시작은 하찮다

하찮음이 대단함으로 바뀌는 방법

by 별난애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처음이든 아니든 사실 별 거 없다. 누군가가 “나 이제 OO 해볼 거야.”라고 했을 때는 당연히 마음먹게 된 과정에 대단함을 느끼고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지만 시작할 때보다 더 감동을 주고 대단함을 느낀 때는 언제나 ‘끝내 이루었을 때’다.


내가 시작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에는 그동안 “시작은 반이다.”라는 말을 너무 믿은 탓도 있다. 시작은 반이다, 처음-중간-끝이 있다면 시작을 함으로써 벌써 반을 왔으니 반만 더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끝을 향해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언제까지, 얼마큼 더 가야 하는 걸까? 갈길이 한참 남은 듯했고 가는 길마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느꼈다. 끝은 반의 몇 배라고.



시작할 때의 모습


언제부턴가 나는 유튜브를 볼 때 ‘날짜순‘을 보기 시작했다. 본업으로 할 만큼 수입의 안정기에 접어든 유튜버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독보적으로 가지고 있고 그것이 매력으로 표현되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차별화된 소재가 아니더라도 정체성만으로도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이미 상승곡선을 탄 이 시점에서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될놈될처럼 느껴지겠지만 이들의 처음을 보면 지금의 우리처럼 서툴고 이상했음을 느낀다.


유튜브의 영상을 날짜순으로 조회하면 첫 업로드한 영상이 맨 위에 뜬다. 될놈될이라 생각했던 사람의 첫 영상은 지금과는 차원이 달랐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보여주고 싶은 배경, 분위기에 맞는 브금 등 그 어떠한 부분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영상의 특성도 잘 나타내지 못했다. 그런 영상을 보고 처음부터 될놈될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이제 막 시작했을 당시 그 사람은 미숙하고 초짜 같은 모습으로 보이고 싶었을까? 아니. 그 누구보다 열심히, 잘해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목표도 있었을 것이고, 기대도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그 마음이 불타올라 너무 과하게 표현되기도 하고 아니면 반대로 너무 힘을 뺀 나머지 성의가 없어 보이는 그 적절한 중간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자신의 영상을 만들고 있던, 본인도 갈피를 못 잡고 방법도 몰라 혼란스러워할 때 주변 사람들마저 꼴 사납게 보거나 무시하거나 가엾게 여기거나 하찮게 여겼던 적도 있지 않았을까? “쟤 요즘 그거 한다던데? 그거 뭐 아무나 하나.”, “그걸로 돈 벌어보려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 ”그냥 하던 거나 해“, ”그게 뭔데? 그게 되겠어? “ 등등 걱정과 위로와 격려의 마음으로 한 말이겠지만 자신의 고충과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 더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을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뚜렷하게 보여 그동안의 과정이 순탄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게 느낀 이유는 “그 사람의 좋은 결과” 때문이다. 그 사람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될놈될이라 생각했을까, 그 사람을 대단하다고 여길까? 아니, 한심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거봐, 안된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네가 무슨 OO를 하겠다고”, “그건 뭐 아무나 하니?”


시작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우리는 그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그 시선을 뭐가 될 때까지 극복해야 한다. 한심하고 하찮고 업신여김을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사실 다이어트를 마음먹기는 쉽다. 그리고 마음먹은 날 식단과 운동하기도 쉽다. 하지만 목표 체중을 이루기까지는 어렵다. 왜냐하면 시작은 했지만 과정이 없기 때문에.


시작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다. 그만큼의 노력과 운, 꾸준함과 묵묵함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결국 결과를 만든다. 다시 말해 포기하는 순간 결과는 없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변화로 인해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결과에 포함이다. 그러니 과정을 만든다고 생각하자. 시작은 정말 별 거 아니다. 하겠다는 마음가짐 그 하나만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절대로 시작은 반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모든 건 과정이라고 여기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보자.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보단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생각하면서 뭐라도 해보자. 그러다 보면 결국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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