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 늘 아닌 척했던 ‘외로움’

혼자인 게 ‘좋다’가 아닌 ‘괜찮다’라고 말했던 이유

by 별난애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머릿속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혼자 있는 모습이다. 더 정확히는 (혼자 있고 싶지 않지만) 혼자 있는 모습. 그래서 ‘외로움’은 어떠한 이유로 혼자가 되었지만 이는 원하지 않기에 그 사이 간극에서 느끼는 감정이라고 정의를 내려 보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원하지 않았다’는 것.


나는 혼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럼 누군가와 늘 함께 하기를 바라는 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내가 혼자 있고 싶을 때는 혼자 있고, 그러고 싶지 않을 때는 함께이고 싶은 모순적인, 마음이 있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대로.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 원한다/원하지 않는다 ‘의 기준으로 정했다. 혼자인 모습이어도 자발적으로 혼자되는 것과 타의적으로 혼자가 되어버린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기


SNS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라’는 메시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내 알고리즘만 그럴 수 있지만 하여튼)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들을 설명하면서 ’ 혼자 있을 때의 장점‘을 머리말이나 끝말에 강조하고, 특히 빠지지 않는 말은 ’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였다. 혼자 있을 때와 여럿이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았을 때 여럿이 있었을 때는 한곳에 집중되기 때문에 확실히 시야가 한정적이고, 반대로 혼자 있으면 시야가 넓어져 많은 것들이 볼 수 있었다. 그러한 의미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그러면서 자기성찰하고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나도 그런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고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다음은?

그때만큼은 외로움이 덜어졌지만 없어지지는 않았다. 내가 시도한 여러 방법들 중에 제일 효과가 있었던 ‘의도적으로 매일 다른 일들이 일어나도록 장치를 걸어둔 것‘ 또한 외로움이라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왔다. 색다른 일상에서 반복적인 일상이 되었다. 비유하자면 매일 다른 색의 쳇바퀴를 도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떤 것을 하고, 다양한 일을 해도 마음 한편에는 늘 ‘외로움’이 있다. 내가 느끼는 외로움이 밥을 같이 먹어줄 사람이 없어서의 외로움인지, 속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의 외로움인지도 정확히 알 수도 없게 온갖 외로움들이 섞여 원인이 불분명했다.


그래도 최근에 외로움을 느낀 적이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뻘쭘할 때’였다. 혼자 밥 먹냐고 물어볼 때. 나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혼자 밥을 먹고 있었고 먹으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안부인사 겸 연락을 받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지금 뭐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밥을 먹고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누구랑? “이라고 물어 나는 당연하게 “혼자 “라고 말했다. 속으로는 ‘혼자 먹는 게 뭐 어때서’라고 막 궁시렁되면서 말이다. 듣는 이는 내 대답에 대한 뉘앙스를 어떻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안다. 외로움을 들키기 싫어서 오히려 당당한 척했다는 걸,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음을 스스로 아니까 비참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잠깐 제삼자의 시선에서의 내 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단순한 질문일 뿐인 “누구랑? “에 나는 찔렸다.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먹는다고 생각할까 봐, 그리고 시실 그게 맞아서.


또 ‘함께 하는 게 즐거움이 더 클 때’ 도 외로움을 느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나 먹으러 갈 때. 내가 느끼는 이 즐거움을 당장 함께 나누고 싶다. 뭐가 맛있는지, 왜 맛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좋은지를 ”맛있었다 “가 아니라 ”맛있지? “로 말하고 싶다. 갖가지의 외로움을 느낄 때 ‘혼자 해도 괜찮아’라고 되뇌지만 ‘괜찮다’도 어찌 보면 ’ 좋다 ‘의 의미보다는 좋게 생각하려는 의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썩 좋아지지는 않는다. ’ 싫지만 ‘ 좋게 생각해 보려는 것뿐이고 결론적으로는 싫은 거니까.


외로움은 늘 있는 거라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로 방향을 바꾸어 생각해야 한다는데 그럼에도 아직은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치부와 같다. 아니라고 하기엔 아닌 게 아니면서 그렇다고 맞다고 하기엔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 모순적인 감정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는 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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