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일 수도
상황 1
연인이 폰을 두고 화장실을 간 사이, 연인의 폰에 알림이 울렸다. 스팸인지, 친구인지, 가족인지 누가 보냈는지 궁금하지만 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화장실을 갈 때 폰을 챙겨간다. 그 이유는?
상황 2
A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황 3
지하철이나 버스, 기차에서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사생활 보호필름을 붙여 사용한다. 그 이유는?
나는 위와 같이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는 데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포장된 결국은 ‘내 생각’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계기는 한날 친구랑 어떤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이래서 그런 거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던진 순간부터였다. 나는 친구에게 말하기 전, 그 상황을 되새기고 곱씹으며 상대방의 마음과 말과 행동이 어땠는지 그래서 이렇게 했을까, 저래서 저렇게 했을까 온갖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당연히 이중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한 생각들 중에 하나의 당위성을 받기 위해 친구에게 던져본 거였다.
하지만 그 많은 생각들 중에 친구가 뱉은 그 생각은 내가 준 선택지에 없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당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그때만큼은 내 이름을 순간 까먹은 듯 백지가 된 느낌이었다. 그 친구의 말이 맞을 것 같다는 느낌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관점이 튀어나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동안 내가 한 여러 생각들도 결국은 내 관점과 내 사고가 묻어난, 한정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위에 같은 상황 또한 결국 누군가가 아니라 ’나‘였다.
상황 1
연인이 폰을 두고 화장실을 간 사이, 연인의 폰에 알림이 울렸다. 스팸인지, 친구인지, 가족인지 누가 보냈는지 궁금하지만 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화장실을 갈 때 폰을 챙겨간다. 그 이유는?
이유 : 내가 폰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니 연인 또한 그럴까 봐 하는 마음에.
상황 2
A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유 :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야.
상황 3
지하철이나 버스, 기차에서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사생활 보호필름을 붙여 사용한다. 그 이유는?
이유 : 내가 옆사람의 화면을 몰래 본 적이 있으니 다른 사람들도 내 화면을 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부끄럽지만 ‘나’였다. 잠깐이든, 잠시였든 나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만약 아예 생각을 못한 부분이라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아마도 듣고,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번도 생각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스포츠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한테 어떤 운동선수의 포지션을 물었을 때 말할 수 없듯 내가 알지도, 생각하지도 않은 부분이라면 대답할 수가 없다.
이외에도 ‘할까 봐, 볼까 봐’ 등의 그럴까 봐도 해당될 수 있다. 어렴풋이라도, 잠깐 스쳐간 생각일지라도 그 또한 내 머릿속에서 나온 증거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게 내가 이런 사람이다’라는 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무인점포에 사람이 없으니까 물건을 훔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혹은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건 내가 물건을 훔쳐봤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까지 한 사람이기 때문에 들었다기보다 주변을 통해 혹은 매체를 통해서 전해 들었을 확률이 높다. 경험했다는 건 알고 있다는 의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