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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 F와 T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공감 같은 소리 하지 마 T발

by 별난애

MBTI가 재유행을 하게 되면서 아이스 브레이킹용으로 자기를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다. 오늘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T로서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T와 F의 차이

먼저 다들 지겹도록 듣고 익히 아는 내용이지만

T(Thinking) : 사고형, F(Feeling) : 감정으로

간단히 상황에 대입해 해석하자면 T는 ‘해결’이 우선이고 F는 그에 대한 ‘반응’이 먼저라고 할 수 있다.

T와 F의 차이는 여기서 더 추가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

보겠다.


나는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이 생겼고 그때마다 MBTI로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XXTX라며 나를 표현하였다.

그때마다 나오는 “아.... T시구나.”라는 F의 반응들.

처음에는 ‘그게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또

다른 모임에서도 똑같은 반응이 나왔다. 이런 반응에 몇 번 반복해서 겪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T‘라는

사실에 위축되어 언제부턴가 머쓱하게 나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내 모습을 인지하고 나서는 나는 왜 위축되었을까라는 생각해보니 F들의 반응 때문이었다.


F가 T를 싫어하는 첫 번째 이유
공감을 못해줘서

F가 T를 싫어하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공감을 못해줘서’이다. F인 사람들은(내가 봤던 F인 사람들 한정) 하나같이 자신의 장점으로 공감을 잘한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공감은 ‘너의 생각이 나도 같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공감을 잘한다면서 T라고 말하면 차가운 시선을 보내거나 거리를 두려 한다.

이러한 반응이 과연 공감을 잘한다는 것에 맞는 반응인가 의문이 들었다. 이해를 한다고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지 않아도 안다. 생각 자체가 다르고 말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걸. 그러니 굳이 요구하지도 강요할 마음조차 없다.

그렇게 공감을 잘한다고 어필하면서 다른 사람 기분과 눈치를 잘 살핀다고, 잘 이해해 준다고 덧붙여 설명하면서 처음 보는 자리에서 처음 소개했는데도 T라는

이유만으로 별로임을 굳이 표현한다는 건 무슨 의미 인가 싶고 굳이 싫다고 말하는 건 어쩌라는 건가 싶다.


F는 T가 공감을 못해줘서 싫다는데 그건 T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공감을 잘한다면서 공감이란 1도 없는 반응을 내비치고는 다수의 F들끼리 자기들만 “맞지 맞지?” 그러면서 동질감을 대놓고 표현한다. 애초에

MBTI에 맞다/틀리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가 없는데

T를 어떤 근거로 나쁘다고 평가하는지 참. 그렇게

공감을 잘한다면서 왜 ’ 선택적인 ‘ 공감만 하고,

아니면 T가 F적 사고를 공감을 못한다는 것에는 왜

공감을 안 해주는 건지, 이 정도면 공감을 잘한다고

말하면 안 되지 않을까.


F가 T를 싫어하는 두 번째 이유
T의 말에 상처받아서

두 번째 이유는 ‘T의 말에 상처받아서’이다.

여기에 숨은 뜻은 ‘F는 다른 사람들 눈치 보는데 T는 눈치 안 보고, F는 T의 말에 상처받는데 T는 상처 안 받는다.’라는 게 있다. 즉, ‘F만 다른 사람들 눈치 보고 말에 상처받는다.’라는 말이다.


누가 T는 눈치 안 보고 상처 안 받는 사람으로 정의를 내린 건지. T도 눈치 보고 상처받고, 아프면 울기도 한다. ‘어떻게’하면서 울기보다 울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를 생각하는 편이고 그것이 해결에 도움이 되니까

타인한테도 적용을 하는 것이다.

T를 또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으로도

생각하던데 그건 그냥 네가 싫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거나 아니면 T를 내세우면서 의도적으로

상처 주는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T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지 않는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론 끝에 ‘내 사람이다(무조건 내 편은 아니고 내 바운더리에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한다. F들은 모르겠지만 T가

문제를 해결해주려 한다면 그건 걱정한다는 뜻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해석하자면 T는 자기에게 큰일이

생겼을 때 괜찮아? 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에 도움을 주는데 위로가 걱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큰일은 지금 T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 주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은 ‘네가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위로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해결이기에 F에게도 하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다 한 사람이 넘어졌다. 그럴 때 F는 “많이 아프지?”가 나올 테고 T는 “얼마나 아파?”가 나올 것이다. T의 “얼마나 아파?”라는 말은 아픈 정도에 따라서 연고와 밴드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병원 가서 치료를 받을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물음이다. 파악하는 이유는 ‘넘어졌으니 아프겠고,

아프니까 아프지 않게 하는 건 ’ 약‘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넘어진 이가 치료해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F의 "많이 아프지?”라고 말한다고 안 아픈 게 아니다. 괜찮아지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일뿐이지, 공감을 해줘서가 아니다.


MBTI에서 제일 vs구조를 나뉘는 게 T랑 F인데 이미지가 T는 차가운 사람, F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F는 T를 차가운 사람이라고도 취급하면서 자기들을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대체 누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린 건지. T한테 너는 공감을 잘해주는 따뜻한 사람이야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을 텐데 F인 자기들끼리 그렇게 정의하고 T는 또 멋대로 판단하는 게 어이없었다. T를 차갑다고 강조하면서 반대로 F들인 본인들이 타인을 위해주고 생각해 주는 따뜻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 그러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F가 T가 이러한 이유로 싫다고 하는 것처럼 T도 같은 이유로 F가 싫다.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바라지 않는다. 다만 F는 좋은 사람, T는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가는 게 과연 좋은 사람인 게 맞을까 싶다. F가 T에게 상처받는다 하지만 T도 F에게 상처받음을 인지했으면 한다. F고 T이기전에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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