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 상대방과 맞춰가는 과정조차 번거로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by 별난애

솔로였던 기간이 길었을 때는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헤어진 직후에는 그 사람의 빈자리가 느껴져 외로웠다. 그리고 보통의 어느 날 대체로 그랬다.


혼자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었지만, 누군가와 함께면 좋을 것 같았고 동시에 외로웠다.


나는 왜 혼자일까? 심심할 때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사람, 갑자기 만나자 해도 만날 수 있는 사람, 시시콜콜 일상을 주고받는 사람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했다. 친구여도 좋고 연인이어도 좋고. 내 마음과 일상을 부담 없이 터놓고 공유할 수 있는 사이인 사람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주위엔 없어서 심각하게 심심했다.


특히 어디를 가고 싶은데 그곳이 혼자서는 가기는 힘들거나 1인 방문이 안 되는 곳일 때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 혼자면 안돼?‘ 화가 나다가 ’ 난 왜 혼자일까?‘ 착잡했다. 이게 다 내가 혼자기에 생기는 문제니 혼자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감정도 들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또 외로웠다.


나는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그 사람과 하는 만큼 그 사람도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나하고 하는, 서로서로 즐거움을 나누는 관계이길 바랐다.


근데 더 솔직히는 그렇게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동성친구보다는 남자친구이길 바랐다. 동성친구에게 느끼는 감정이 ‘재미+편함’이라면 남자친구면 플러스 ‘설렘’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연애가 하고 싶었고, 연애를 안 하고 있을 때나 끝났을 때 더 빈자리의 여파로 허전했다. 어떤 연애는 무조건 ‘그 사람’이어야만 했지만 또 어떤 연애는 ‘다른 사람’이어도 괜찮았지만 두 경우 다 ’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이 없어서 외로움을 느끼는 내가 너무 외로워 보여서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쿨하게 아무렇지 않고 싶었지만 스스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아서 끝내 그러지 못했다. 있기를 바랐다. 생기기를 바랐다.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 내가 혼자인 게 뭐 어때서~라고 말해도 다들 척한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 것이다.


근데 지금은 진심으로 혼자인 게 너무 좋아졌다. 누군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 너무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혼자서, 가고 싶을 때 가는 것. 이제는 혼자 가기 뭐 한 것도 없어졌다. 어느 순간 진짜의 “혼자인 게 뭐 어때서~”가 되었다.


누군가와 함께 하면 장점은 같이 나눌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지만 그렇기에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면? 상대방이 만날 수 있는 날/시간 + 그날 뭐 할지 + 어떻게 갈지 등등 수없이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 하지만 혼자 간다면 내가 되는 시간 + 내가 가고 싶은 날/시간 + 내가 가고 싶은 교통수단 등 오로지 ‘나’ 위주다.

나는 이날 가고 싶은데 상대방은 이날이 안되면? 그리고 예를 들어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미루거나 앞당기고 싶을 때 상대방의 눈치와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나 혼자 가면 그런 생각을 안 해도 되는 것.


나는 요즘 이런 단순함과 자유로움이 너무 좋아졌다. 남들은 내가 혼자 밥을 먹든 안 먹든 신경도 안 쓰고 그랬는지 조치 모를 건데 오히려 나 스스로 ‘혼자’인 사실을 신경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어 그 후부터는 그냥 혼자서 뿔뿔 돌아다녔다. 내가 가고 싶을 때 가고, 있고 싶은 만큼 있고. 미루고 싶으면 미루고. 혼자 돌아다니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참 기분 좋게 만들고, 만족하게 한다.


이전에는 혼자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외로워만 하던 내가 이제는 혼자라서 하고 싶은 건 해보는 나로 바뀌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날 때만 사진이 생기던 내가 혼자만의 시간으로도 사진이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게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과 자신감이 생기는 기회를 내가 만들었다는 것이 현재 나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자부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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