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나는 ‘미지근한 물’ 같은 사람

물음표(?)보다는 점(.)

by 별난애

우연한 타이밍일 뿐인 건지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 모두 첫 만남 이후로 관계가 잘 지속되지가 않는다. 그때를 다시 생각해 봐도 내가 딱히 분위기를 싸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느끼는데 그럼에도 한두 명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거리를 두니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이어가려고 해도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두 번째 만남들은 거의 성사되지가 않았다.


‘그날 내가 실수한 걸까?’


왜 나를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내가 먼저 연락해도 반가워하지도 않는 것 같지? 만나는 건 더더욱 꺼려하는 것 같고. 나만 만나고 싶은 건가? 나만?


‘왜 아무도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지?’


나라는 사람과 관계를 두고 보면 예전부터 내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극히 드문 편이었다.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내가 나라는 사람이 ‘그저 그런 사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미지근한 물’ 같이.


‘미지근한 물’은 우리 몸속의 온도와 비슷해서 찬 물이나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보다 좋다고 하지만 그렇기에 잘 느껴지지가 않아서 목이 마르지 않는 이상 잘 찾지 않게 된다. 이점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로 이야기하면 주변에 진짜 단 한 명도 없고, 너무 외로워서 누구든 필요할 때 ‘누구’인 사람. 원하는 것을 찾다가 끝내 이것밖에 없을 때 마지못해 ‘이것’이라도 해야 할 때 ‘이것’ 같은 사람이 ‘나’ 같았다.


매력, 존재감, 궁금증 이런 게 나에게는 없었다. 나는 첫 만남 때 이미 스캔이 끝났다. 그 분석이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대충 어떤 사람이고, 이럴 때 어떤 말과 행동을 하겠구나 예측이 가능했다. 그래서 ”재미없다 “ ”그때 네가 있었어? “ ”그랬구나. “와 같은 힘없는 반응들이 날아온 이유였다.


나는 또 그렇다고 내게 다가오기만을 마냥 기다리는 편이 아니다. 친해지려고 다가갔을 때 내가 매번 느끼는 건 ‘너는 나만큼의 마음이 아니구나’라는 거였다. ‘내 마음이 부담스러운 걸까? 나는 이것도 낮춘 건데.‘


‘의도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낮춰야 하는 것, 그리고 내 마음만으로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조금 쓸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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