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잘못 단 단추와 같다

by 청해

형광등이 깜박깜박거린다. LED 등이 망가졌나 하고 교체해도 깜박거린다. 기술자를 부르니

형광등 안정기를 갈아야 한다고 한다.


기술자의 손놀림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보조자가 되었다.

침대가 더러워지까 신문을 몇 장 포개 깔고, 침대 밑에도 깔았다.

한 50cm 길이의 네모 판을 떼고 LED 등을 떼고 받침판을 떼어 깔아놓은 신문지 위에 받아 놓았다.

천장 속에 들어 있는 전기선이 천장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곳에다 네모판 위로 형광등 안정기를 연결하는 작업은 조금 시간이 걸렸다.


마지막으로 네모 모양의 등의 위치를 잡는 일이 중요했다.

"자, 사모님, 보세요. 위치를 잘 잡아야 똑바로 됩니다."

내가 보기에 잘 잡은 것 같았다.

"됐어요."

이 한마디가 형광등의 위치가 고정되었다.


기술자가 떠나고 밤이 되었다. 침대에 누우니 형광등의 위치가 비뚤어 보였다.

'아니, 나보고 보라 했지만, 자기가 내려와 보고 잘못되었으면 제대로 해주고 가야지.'

기술자 탓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길 찾는 것도 못하고, 이런 것 까지 잘못하냐? 너는?'

이제는 내 원망도 했다.


평상시는 보이지도 않고, 신경이 안 쓰이는데 불을 끌 때면 형광등이 비뚤어 저 있는 것 알게 된다.

자리에 누워 이 잘못된 형광등을 바라보면 생각이 깊어질 때가 있다.

살다 보면 막상 후회되는 일이 생겨도 되돌릴 수 없어서 마음 아픈 일이 생긴다.

미세한 바람에도 덜컥 마음이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아침에서 새로운 마음이나 저녁이 되면 허물어져 있는 자신과 만나는 일이 많아졌다.

지금 잘 살고 있나 하는 감정의 혼란이 이렇게 침대에 누우면, 불을 끄기 전에 들여다보게 되는 형광등으로 와 있다.


결정의 결과가 아프게 다가올 때가 많다는 것이, 조금 더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내가 형광등을 바로 잡지 않고 그냥 놔두는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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