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산다는 것
나뭇잎들은
푸른 잎이던 때가 그리워
초라해 가는 모습에
가장 예쁜 색으로 화장을 한다
그토록 부드럽던 바람이
매우게 불어오면
공들여 치장했던 화장이 지워지고
나무 끝으로 길을 낸 물길에
닿지 못해 파르르 떤다
신이 부르나 보다
그 순간에도
풀벌레의 이불이 되기를
소원했다
풀벌레도 그와 같을까
가득하게 밤새우는 생명의 소리
울음소리 붙잡아 소소하게
맞이하는 어느 가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