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벗어보니

'21.7.28.

by 청해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시대에 산다.


아들이 코로나 2차 접종을 하고 집에서 점심을 먹겠다고 연락이 왔다.

접종하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길래 고기를 사러 마트에 가야했다. 고기는 우리 집에서 양재천을 건너 H마트의 것이 맛이 있어서 약 2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날마다 걷기 운동을 하는 나는 H마트 가는 것으로 오늘 운동을 끝내자 생각하며 길을 나섰다.

요 며칠 폭염이어서 모자를 쓰고, 양산을 들고, 손선풍기도 들고, 땀이 날 것을 염려해 손수건 대신 크리넥스 티슈 몇 장 접어서 손에 들었다. 더웠지만 바람이 불고, 양산도 쓰고, 땀은 조금 나는데 걷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편안히 양재천을 건넜다.

신호등만 건너면 H마트가 있다.

그때, 아! 마스크!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당황이 되었는지 어디에 숨고 싶었다.

‘어쩐지 아주 편하더라.’

‘마스크 안쓰면 이렇게 좋은데.’

숨쉬기가 너무 편해서 마스크를 안쓰는 세상의 삶이 얼마나 좋았던가 하는 예전의 삶이 그리워졌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서 양산을 깊게 내려 썼다. 마트에 들어설 때는 손에 든 티슈로 입을 막고 곧장 고기 코너로 가서 포장된 등심 두 팩과 국거리를 들고 나오려는데, 고기 코너 종업원이 덴탈(1회용)마스크 하나를 건네준다. 기대 못했던 타인에게서의 친절이 고마웠다.

요즘 마스크를 안쓸 경우에, 지하철에서는 지적 받으며, 때론 쫒겨 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지적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벌금까지 물어야 하고, 지탄을 받는 일은 tv를 통해 자주 들어왔다.

그 종업원의 작은 친절이 이 세상에 착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흐뭇함 뒤에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박 한 덩이를 배달시키고 돌아오면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면서, 마스크를 벗는 날을 상상해 본다.

우리가 숨쉬는 것에도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참 기가 막히기도 하고,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생활이 보편화 되어 있음이 또한 새삼 놀라웠다.


“언제 코로나 끝나?”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다.

“지금 상황이 2025년은 가야 될 것 같은데, 독감처럼 예방주사가 나오거나 하면 모를까, 무슨 약이라도 개발 되어야 끝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말들이 나오네.” 라고 아들이 말한다.

변이의 변이가 나오는 마당에 아들의 말이 수긍이 가기도 하고, 빨리 예방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 예기치 못한 위기를 의연하게 대처하는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의료진이나 자영업자등의 희생이 너무 크다. 어서 끝나기를, 마스크 안쓰는 날이 오기를 생각하며 두 손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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