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Pussyhat Project
나는 취미수집가다.
요즘 완전히 몰두해 있는 취미는 바로 '뜨개'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뜨개 = 완전히 고루하구만 쯧쯔.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뜨개에 빠지고 나니 이것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취미가 없는 것 같다.
끝나고 나면 목도리나 헤어밴드 등등 꼭 필요한 물건 하나가 뚝딱 생겨나는 것은 물론이고!
뜨개는 '털실로 하는 건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욱 빠지게 되었는데......
이것저것 뜨다보니 어느새 외국의 도안을 찾아보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유명한 니터knitter와 소통하게 되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미난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는가보다...' 생각할 정도로
어쩐지 그녀는 매일 핑크색의 고양이 모자를 뜨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2017년 1월 21일(공교롭게도 트럼트 취임식 다음날ㅋㅋ)
워싱턴에서 있을 Women's march에 핑크색 고양이 모자를 쓰고 행진에 참여하자는 것.
눈치챘겠지만 중의적인 의미(고양이 그리고...)를 가진 이 프로젝트명은
여성비하 내용이 담긴 트럼프의 비디오 스캔들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아! 참으로 창의적인 발상이로세.
두 명의 여성이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16,000명 이상의 팬이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 사이트에 업로드 된 무료 모자도안을 다운받아
- 핑크색 실로 모자를 떠서
- 1월 21일 행진에 모자를 쓰고 참여하거나
- 행진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전달 또는 collection point로 보내면 된다
- 물론,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는 남성도 이 모자를 쓰고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 행진이 끝난 다음에도 쭈욱~ 따숩게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pussyhat을 검색하면
미국 전역에서 핑크색 고양이 모자를 뜨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초보자도 1시간 정도면 쉽게 뜰 수 있는 도안이라고 하니 한 번 도전해봐도 좋겠다.
내가 뜨개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과정의 즐거움'과 '괜찮은 아웃풋'이었는데
이 프로젝트야말로 뜨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시도라 할 수 있겠다.
마치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뜨기 캠페인처럼!
프로젝트 사이트에 있는 내용 중 인상깊었던 구절, Power of pink / Power of handmade.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따뜻하고 즐겁게' 뜨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핑크색 고양이 모자를 쓰고 길 위에 서게 될지
1월 21일 그 날의 광경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바늘 두 개와 실 한 타래가 주는 즐거운 변화!
뜨는 것으로 세상의 문제를 풀어가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https://twitter.com/PussyhatProject
직업인들의 뜨는 취미생활
오늘 쌓인 스트레스, 지금 뜨면서 풀어요
땡스thnx는 과정을 즐기는 뜨개를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