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창업 도전기 22화
22화. 너무 높은 벽(?) KC인증
나와 같은 초보 판매자가 일을 시작하면서 쉽게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높은 장애물은 단연 KC 인증이다. KC 인증이란 쉽게 말하자면 상품이 국가가 정한 안전기준을 잘 지켰는지 검증하는 제도이다. KC인증이 필수인 카테고리 내에서 이를 받지 않고 판매하면 불법이다. 경우에 따라서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게 되니 판매자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KC 인증이 왜 넘기 어려운 장애물인가? 그 이유는 KC 인증의 복잡성과 비싼 인증 비용 때문이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상품이 존재한다. 그 모든 상품을 하나의 인증 제도에 맞춰서 생각해야 하다 보니 어려운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KC 인증 관련해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나와 같은 초보 판매자에게는 아무리 가이드라인을 읽어봐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이론적으로 KC 인증을 이해했다 치더라도 실제로 소싱한 상품에 따라서 다른 해석이 되니 골치가 아프다. 예를 들면, 성인을 대상으로 나온 피규어나 장난감이 있다고 치자. 판매자는 당연히 성인용이니 어린이 제품 인증을 받지 않고 물건을 팔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이 물건을 어린이 제품 인증이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초보 셀러에게 KC 인증이 필수인 카테고리의 물건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직접 소싱한 상품은 모두 KC 인증이 불필요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KC 인증을 제외한 상품만을 소싱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친다. 모두가 인증을 피하려고 하다 보니 KC 인증이 필수가 아닌 상품 카테고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그만큼 상품을 잘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KC 인증 비용도 문제다. 내 경험상 아무리 싸게 인증을 받아도 최소 50만 원 이상 인증 비용이 필요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200 ~ 300만 원 이상 필요할 때도 있었다. 물건이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이런 비용을 주고 인증을 받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 인증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정말 좋은 상품을 발견했는데, 해당 상품이 KC 인증을 필수로 받아야 하는 상품이라면 한숨부터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KC 인증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 KC 인증 관련 다양한 꿀팁을 찾아서 공부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 팁을 독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1. 1381 인증 표준 콜센터
인증 표준 콜센터는 인증에 관련한 모든 질문을 받아주는 곳이다. 전화하면 해당 상품의 담당자에게 연결해주며 경험상 정말 친절하게 답변해주신다. 인증 표준 콜센터를 이용하면 KC 인증의 간단한 내용은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통화로 상담하다 보니 상대방이 상품의 정확한 생김새나 스펙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는 따로 추가로 알아봐야 하는 단점이 있다.
2. 국민 신문고
KC 인증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게 알아보는 방법이 바로 국민 신문고를 활용하는 것이다. 상품의 자세한 정보와 질문을 국민 신문고에 민원으로 넣으면 된다. 그러면 해당 인증을 실제 담당하는 기관에서 자세하게 답변을 해준다. 글로 질문하기 때문에 상품의 이미지나 스펙을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다. 답변 역시 글로 받기 때문에 인증 표준 콜센터보다 훨씬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많은 민원을 처리하는 곳이다 보니 보통 일주일 이상 답변을 기다려야 한다. 더 늦으면 2주 이상 걸리기도 한다.
3. 인증 비용
실제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는 인증 비용을 줄여볼 차례다. 인증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일단 다양한 곳에서 견적서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KC 인증을 검색하면 수많은 대행사가 나오니 견적을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본인이 직접 KC 인증을 받는 것이 가장 저렴하겠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대행사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적, 정신적으로 이득이라고 본다.
견적서를 요청할 때는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정도로 요청하면 안 된다. 정확히 어떤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파악한 후에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중요하다. 대행사도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이다 보니 의뢰인이 잘 모르는 것 같으면 불필요한 검사까지 추가해서 인증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정확하게 어떤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파악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견적을 받은 업체 중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찾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인증을 공부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같은 인증임에도 80만 원에서 130만 원까지 다양한 견적을 받았다. 왜 50만 원 이상 견적이 차이가 나는지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인증에 대해서 글을 썼지만 사실 나도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신문고와 인증 표준 콜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사업가로서 좀 더 내공을 다지고 나면,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KC 인증을 한 번 더 깊이 있게 다뤄볼 생각이다.
-다음화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