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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Aug 22. 2019

<다 때려치우고 사장되기 프로젝트>

취준생의 창업 도전기 25화

25화. 재고 처리, 그리고 카테고리 확장 (2)  


   

 지난 화에 이어서 이번에는 카테고리 확장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연재 초반부에서 쇼핑몰 판매 카테고리를 고민하는 내용을 다뤘다. 그때 결정했던 상품 카테고리는 생활용품이었다. 그리고 좀 더 좁은 단위의 카테고리를 선택하고자 ‘귀여운’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귀여운 생활용품’을 쇼핑몰 초기 컨셉으로 설정했었다. 

    

 그 이후에는 인테리어 소품을 카테고리에 포함하고자 시도했었다. 문제는 막상 ‘생활용품 + 인테리어 소품’으로 쇼핑몰을 운영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특히, 인테리어 소품 하면 떠오르는 따뜻한 느낌의 제품 사진을 도저히 집에서는 촬영할 수가 없었다. 네이버 무료 스튜디오에서도 경쟁력 있는 감성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아마 내 촬영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그렇다고 외주를 주기엔 도저히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다음 수입을 기준으로 한 번 더 카테고리를 늘려볼 생각이다. 솔직히 경험해보니, 초보 운영자가 처음부터 상품 카테고리를 한정 짓고 파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고 느낀다. 아직 미미한 수준의 쇼핑몰 규모에서 카테고리마저 한정 지으니 상품 소싱이 너무 어렵다. 카테고리 때문에 놓치는 ‘황금 키워드’가 많은 것도 변화의 계기다. 그래서 일단은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지금도 실험 삼아 반려동물 용품과 전자제품 관련 용품을 팔아보고 있다. 지금까지 실험의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카테고리의 특별한 제약을 두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어떤 쇼핑몰이든 확실한 상품 카테고리는 필요하다. 확실한 카테고리와 컨셉이 있어야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각 상품 카테고리마다 운영 방식의 노하우도 조금씩 다르다 보니, 확실한 카테고리가 있어야 개인과 기업이 모두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카테고리에 큰 제한을 두지 말고, 주력으로 성장하는 상품 위주로 카테고리를 좁혀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확실한 주력 카테고리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

 요새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중이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4개월 차의 내 모습과 현실은 꽤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일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다. 혼자서 일을 한다는 게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최근 판매 실적이 좋지 못한 상품도 ‘다른 누군가와 미리 논의했다면, 수입을 안 했겠지?’라는 생각에 괴롭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 1인 기업이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창업 전까지의 나는 예술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과 부대끼며 일을 해왔다. 그런 경험들 속에서 알게 모르게 팀으로 일하는데 익숙해진 것 같다. 특히나 예술은 매번 논의하는 것이 중요한 일정이었기에, ‘논의’가 없는 지금의 사업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가끔은 다 같이 논의하면서 일할 때가 그립다.


 그렇다고 힘든 일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매달 성장하고 있는 매출을 보면서 ‘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구나’라는 성취감은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이다. 또 어떤 그룹의 소속으로 무언가를 해냈을 때와 혼자 맨땅에서 무언가를 해냈을 때 얻는 성취감은 차이가 크다.     


 어쨌거나 나는 이제 겨우 4개월 차다. 고민이 많은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 가진 의문과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니 꼭 그런 사람이 되고야 말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다음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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