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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Feb 13. 2020

<다 때려치우고 사장되기 프로젝트>

취준생의 창업 도전기 35화

35화. 코로나 네가 싫다.     




 지난 34화에서 언급했듯, 지난 12월 ~ 1월 매출이 급성장했었다. 작년 평균 매출보다 3배 이상 증가했으니, 이제 내 사업도 한 단계 더 발돋움했다는 안도감도 느끼고 있었다. 이 기세면 금방 스토어 등급도 한 단계 위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12월 중순쯤에 수입해서 준비했던 제품 800개 정도가 1월 말을 기점으로 거의 품절됐다. 잘 팔린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문제는 너무 빠른 속도로 소비된 탓에 상품 재고를 다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품절을 예상하고, 정확히 1월 12일에 새롭게 수입 구매대행을 준비했었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 명절인 춘절 이후에 바로 상품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품절에 대한 고민은 크게 없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춘절 이후 중국에서 문제가 터졌다. 코로나 문제 상황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중국 거래처가 중국 정부 권고로 강제 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강제 휴업으로 중국 거래처가 대부분 2월 9일까지 휴업을 했다. 문제는 2월 9일 이후에도 여전히 내 상품이 중국에서 출발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하고 있는 공장이 코로나 발생 지역인 후베이성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기에, 2월 9일 이후라면 차차 상황이 좋아질 거란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기대는 무너졌다. 중국 현지 운송망과 화물 운송 비행기 노선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모든 거래가 지연된 탓이다. 특히 성에서 성으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도에서 도로) 움직이는 택배는 거의 마비된 상황이다. 다행히 중국 거래처 쪽에서 2월 21일 날 발송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21일에 출발한 내 상품이 한꺼번에 몰려든 국내 관세청을 언제쯤 통과할 수 있을지 여전히 확신이 없다.     



 품절이 지속되면서 고객님들의 문의와 불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2월 초에 재고를 다시 채워 판매를 활발히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재입고가 지연되면서 계속 지연 공지를 수정하다 보니, 많은 고객님들에게 불편을 드렸다. 지금도 본의 아니게 계속 불편을 드렸기에 마음이 계속 불편하다. 사실 그 어떤 고객님보다 재입고를 소망하는 것은 판매자인 나다. ‘미리 재고를 확보했더라면’과 ‘내가 더 빨리 대처했더라면’ 등의 후회를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사업을 지속하는 힘은 어떤 일이 닥치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는 내 의지로 어떻게 해결해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마음을 편히 먹고, 2월 매출은 포기하고자 마음을 잡아보고 있다. 하지만 한구석에 놓치고 있는 판매 타이밍과 밀려나는 상품 랭킹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쓰리다.      



 제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가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란다.


 ‘나는 코로나 네가 정말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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