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을 위한 명상 소사이어티 '센터원' - 고요의 바다 2기(2회기)
살면서 ‘앉아 있음’이라는 단순한 행위를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고요의 바다’ 두 번째 세션에서 배운 시팅(sitting)은 겉보기엔 그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 안에는 고요를 찾아가는 부단한 마음의 작용과 자기 자신을 깊이 살피는 여정이 담겨 있었다.
여러 자세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결가부좌는 엄두가 나지 않아 반가부좌로 앉았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가슴 쪽으로 살짝 당기면서 머리와 목, 어깨의 긴장을 풀어낸 다음, 머리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목 위에 얹었다. 처음에는 허벅지가 저려 이 자세가 낯설고 다소 불편했지만, 호흡을 따라 한 호흡씩 깊어질수록 내가 어디에 마음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는 Manasikāra가 작동했다. 그리고 그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유지하는 힘이 자리 잡는 묘한 전환점이 찾아오자, 온몸이 서서히 이완되며 단단했던 자세가 오히려 나를 떠받쳐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토대가 되었다.
바디스캔으로 온몸을 이완한 뒤, Sati(마음챙김)를 돕는 호흡법으로 수·수(수식관, 상수) 명상을 가이드받았다.
수식관(數息觀) 명상에서 ‘하나’ 하고 들이마시고, ‘둘’ 하며 내쉬며 이어갈 때면, 내 마음 어딘가에서 늘 산만하게 날뛰던 잡음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숫자를 세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숫자는 그저 호흡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작은 닻이었고, 호흡이 흐트러질 때마다 나는 다시 닻을 내렸다. 이 반복의 과정이야말로 나를 더욱 섬세한 내면으로 이끌었다.
상수(相隨) 명상에 들어갔을 때는 몸 전체를 ‘숨의 파동’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았다. 폐를 지나 온몸을 채워 가는 공기의 흐름에 상상력이 함께 움직이면서, 들숨이 발끝까지 닿을 때면 발끝에 따뜻한 기운이 번쩍였다. 다시 날숨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선 머리끝에 쌓인 무거움까지 숨결에 실려 가볍게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종교학적으로 이러한 ‘숨의 순환’을 설명하는 서사는 무수히 많다. 예컨대 고대 히브리어 ‘루아흐(Ruach)’, 그리스어 ‘프뉴마(Pneuma)’, 산스크리트 ‘프라나(Prāṇa)’, 라틴어 ‘스피리투스(Spiritus)’ 등은 오래전부터 ‘호흡’을 생기(生氣)와 영성(靈性)의 연결 고리로 묘사해 왔다. 인간은 이미 먼 옛날부터 숨결을 통해 신성에 다가간다고 믿었고, 이는 다양한 종교 전통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 이론들을 머리로만 이해하다가, 이번 세션을 통해 호흡 자체가 하나의 ‘삶의 의식(儀式)’임을 몸으로 체감했다. 호흡은 단지 생리 현상을 넘어, 내 마음 상태를 절묘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분노할 때 거칠어지는 숨, 두려울 때 얕아지는 숨, 평온할 때 길어지는 숨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호흡을 다스린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다.
이번 세션에서 Asi님이 전해주신 Sati에 대한 통찰도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는 흔히 ‘주의(attention)’나 마음챙김(mindfulness)을 Sati와 동일시하지만, 사실 Sati는 억지로 집중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다. Sati란 이완된 상태에서 ‘마음을 두는(manasikara)’ 과정을 통해 대상을 선택하고, 그 대상에 흔들림 없이 머무를 때 비로소 드러나는 명료한 알아차림이다.
이 모든 훈련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황금의 땅’을 어떻게 가꿀지가 관건이었다.('황금의 땅’이란 세션과 세션 사이, 배운 명상법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센터원 선생님들에게 전화 통화로 수행 과정을 점검받고, 어려움이나 궁금증도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함께 배우는 ‘고요의 바다’ 동기들이 매일 단톡방에서 수행 중 느낀 점을 솔직히 공유해 주니, 그 공감과 격려만으로도 일상에서 명상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나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배움과 영감을 얻었어도 실천이 없다면 일상의 소음과 분주함 속에서 금세 잊히기 마련인데, 이처럼 든든한 연결 고리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명상을 지속할 수 있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의 시작부터 퇴근길 지하철 한구석에 이르기까지, ‘내 숨’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작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 알아차림이 곧 마음의 길이고, “나는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족(自足)할 수 있는 비밀스러움을 체험하게 되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고요의 바다’ 두 번째 세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우리가 그토록 애써 찾아 헤매던 평온이 사실은 매 순간 숨결 속에 깃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불안과 초조가 뒤섞인 현실 속에서도 잠시 멈춰 앉아 숨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순간이 곧 자신의 온전함을 되찾는 길임을 배웠다. 이는 결코 단순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눈앞에 놓인 생활과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마주하게 해주는 하나의 도약이다. 그리고 그 도약은 언제든 다시 앉아, 다시 숨을 마주함으로써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왜 센터원은 리더들을 위한 명상 소사이어티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고요 속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꽃피우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