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스며든 고요와 자유

리더들을 위한 명상 소사이어티 '센터원' - 고요의 바다 2기(3회기)

by 김희우

수많은 업무와 자잘한 일들이 몰려들면 어느새 마음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쉽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여유도 없이, 닥쳐오는 일들과 자극에 자동으로 반응하다 보면 하루가 어느새 훌쩍 지나간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분주한 일상에서도 잠시 멈춰 ‘고요’를 체감할 수 있다면 어떨까?



‘멈춤’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의식적으로 ‘고요함 속에 머무는’ 실천에 가깝다. 이런 멈춤을 통해 우리는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정의 움직임을 한층 또렷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감정은 마치 수면 아래에서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기포와 같다. 어느 순간 그것이 빠르게 솟구쳐 일상에 큰 파동을 일으킬 때도, 대개 우리는 그 변화의 시작을 인식하지 못하고 쉽게 휘말린다. 하지만 물이 맑아지면 바닥까지 훤히 보이듯, 마음이 고요해지면 기포가 막 생겨나려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금 화가 올라오려 하는구나”라고 자각하기만 해도,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가라앉거나 소멸하기도 한다. 이렇게 초기 단계에서 감정을 알아채고 흘려보내는 과정은 삶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다. 그 단계에 이르면 일상의 흐름이 훨씬 부드럽고 자유로워진다.



Asi님이 제안한 “그럴 수도 있지”라는 짧은 만트라도, 즉각적인 감정 폭발을 막고 잠시 멈추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분노나 불안이 올라올 때 이를 되뇌며 감정을 부드럽게 흘려보내면, 불필요하게 누군가를 탓하거나 작은 일로 후회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여기에 복식호흡을 병행하면 몸과 마음이 더욱 깊이 이완된다. 단전에 집중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다 보면, 어느 순간 호흡이 부드럽게 확장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잡는 호흡*’을 꾸준히 실천하면 고요함을 직접 체감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의도적으로 이를 반복할 때 마음이 한층 더 맑고 안정된 상태로 나아간다.

* 잡는 호흡(Pranayama) : 의도적으로 호흡을 가다듬어 마음의 속도를 조절하고, 온전한 깨어있음을 유지하도록 돕는 호흡
(이 정의는 필자의 이해에 따른 해석으로, 참고용으로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멈춤과 고요의 시작은 “지금 고요 속으로 들어가자”라는 작은 의도에서 비롯된다. 의도가 선명할수록, 호흡에 집중하는 행위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빠르게 이완되고, 감정의 기포 또한 일찍 알아차릴 수 있다. 진화를 거치며 몸에 배인 자동화 반응*은 신속한 대처를 가능케 하지만, 때론 불필요한 갈등이나 후회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자동화된 반응을 살피고 필요한 순간 조절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잠깐의 틈을 두고 스스로를 관찰하는 ‘알아차림’이야말로, 이 전환을 가능케 하는 지혜의 열쇠가 된다.

* 자동화 반응 : 진화를 거치며 습득된 무의식적이고 즉각적인 대처 방식. 생존과 안전을 위해 본능적으로 특화되어, 생각·감정·감각·행동이 의식적 통제보다 먼저 작동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요함’은 모든 자극을 밀어내는 적막이 아니다. 비록 잠시 평온에 이른다 해도 현실은 계속해서 변하고, 우리의 삶 역시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명상의 본질은 그야말로 ‘일상 한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는 태도에 가깝다. 이른바 ‘동중정(動中靜)’, 즉 움직임 속에서도 고요를 지키는 것이다. 결국 고요가 가장 빛을 발해야 할 자리 역시 복잡한 일상 한복판이다. 예컨대 급한 일이 터졌을 때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 똑같은 상황이라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면의 흐름을 늦추면 ‘지금 이 순간’을 훨씬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으며, 걸음걸이·표정·숨소리에 깃드는 이완은 단순한 자각을 넘어 온몸으로 체득되는 지혜가 된다. 고요가 몸에 배면, 감정이나 생각이 솟구쳐도 예전처럼 쉽게 휘말리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동시에 한 발 물러서 관조할 수 있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고요함을 삶에 녹여내는 과정을 과연 혼자서 해낼 수 있었을까? 사실 이 글에 담긴 통찰은 센터원, Asi님, Akasha님, Ananda님 등 여러 선생님과 도반들의 가르침과 지원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도움이 없었다면 명상의 길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을지 모른다. 이렇게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환경이, 고요함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특히 ‘고요의 바다’를 통해 얻은 다양한 통찰과 명상법을 시도하면서, 내면의 길이 점차 단단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러한 내공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도 유연하고 풍요로운 삶을 이끌어주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여정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리더들을 위한 명상 공간 '센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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