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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 Jun 05. 2024

내가 평소에 가장 시간과 돈을 많이 쓰는 취미는?

[플리크 당블 1주차] 당신이라는 브랜드로 시작하는 법

요즘 나의 가장 큰 취미는 발레이다.

정확히는 발레핏


승무원을 하면서 매일 기본 만보이상은 걸었고 체력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라

못해도 주 2회는 꼬박꼬박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회사 동료들도 많이 다니고 있던 필라테스 센터 선생님이 회사 승무원들 중에 내가 제일 열심히 나온다고도 하고

친구가 센터를 정리하려고 하는데 인수할 생각 없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며 금액까지 알려줌


정말 철저히 먹고살기 위한 운동이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후 회사를 관두게 되면서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활동량이 떨어져 체력도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하고

그 유명한 확찐자가 바로 나였다


살은 4-5kg 정도가 쪄서 입던 옷들이 다 안 맞기 시작하고

워낙에 종이 인형 체력인데 운동까지 안 하니 매일같이 임파선염을 달고 살기도 했고

그로 인해 더 큰 병에 걸릴까 무서워 초음파도 여러 번 했다


이대로 살다 간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어느 장소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홈트로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인 운동이 뭐가 있을까

그냥 하던 필라테스를 해야 될까 고민하며 이것저것 찾아보던 차에 발견한 발레핏


집에서 발레를 한다고?


꽤 생소했지만 어릴 적 한 번씩은 다 배워본다는 발레를 못 배워본 게 아쉬웠어서 무료강의를 듣자마자 결제를 눌렀다

30분 남짓의 짧은 강의지만 효과를 대단했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동작임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다음 날 근육통에 시달려 고통스럽게 했다


또 매일 같이 강도 높은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30분 강의를 듣고 다음 날 그다음 강의는 5분 남짓의 복습강의, 그리고 또다시 30분 강의

본강의와 짧은 복습강의를 하루에 1강씩 들으며 운동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에 부담이 없었고

고질병이던 임파선염과도 안녕을 하게 됐다


그렇게 혼자 방구석 발레를 열심히 하다 이민을 온 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또 미루기만 하다가

또다시 반복되는 임파선염+자꾸 아픈 나를 보며 잔소리하는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왕 시작한 거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 싶어 발레핏 단톡방에도 들어가고 운영진도 지원하며

매주 최소 3회 운동을 하고 운영진 미션인 그룹 과제 작품 활동까지 하고 보니 어느새 나는 확찐자 이전의 몸무게로 돌아가

내가 입지 못 하고 있던 옷들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되었다


평소 하체가 튼실한 나를 보며

“대체 저 엉덩이랑 허벅지는 언제 빠질까? 밖에 나가면 젊은 사람들은 다 호리호리하던데”라고

면박을 주던 가족들 조차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가 살이 빠진 내 모습을 보며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희열도 느꼈다

그리고 당연히 임파선염은 언제 걸렸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안 아픈 지 오래됐다


요즘엔 운동이 익숙해져 5분짜리 복습강의는 하지 않고 일주일에 3-4회 본강의만 하고 있는데

아직은 버벅거리고 허우적거리는 발린이지만서도 그 시간이 가장 나 스스로를 사랑해 주는 시간인 것 같다

고작 30분짜리 홈트강의가 내 인생에 이렇게 큰 한 부분을 차지할 줄이야


오늘은 운영진 특혜로 새로 오픈하는 클래식 발레바 강의를 50% 할인 금액에 결제했다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이곳에서 발레클래스를 가지 못하는 나는 한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이라도 갈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발레바 강의까지 홈트로 들을 수 있으니 한국에서 발레 클래스를 듣다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발레바 클래스가 있어서 전혀 아쉽지 않을 것 같다


풀업 하나로도 온몸이 부들거리고 힘들었지만 하루 안에서 나 스스로 나를 온전히 사랑해 줄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더 즐거울지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플리크 #당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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