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인생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 꽃이 되고

『1cm』중에서

by 세잎

누군가의 인생은 오늘 정원에 꽃을 피웠다.

누군가의 인생은 오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켰다.

누군가의 인생은 오늘 종이접기를 가르쳐주었으며,

누군가의 인생은 오늘 날아가는 풍선을 잡아주었다.


매일매일이 기회다.

누군가의 인생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 꽃이 되고, 지렛대가 되고,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는.

살아가는 것은 그래서 아름답다.


- 『1cm』 중에서



"무인점포 양심손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어.


무인점포는 가게 주인이 상주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로 원하는 물건을 셀프계산하는 곳이야. 그런데 주인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무인점포에서는 도난, 절도와 같은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나 봐. 무인점포와 관련해서는 계속 이렇게 안 좋은 사례들만 많이 나왔었는데 최근에 이 무인점포에서 범죄가 아닌 선행이 일어나서 해당 점포 사장님이 감동을 받으셨다고 해.


무슨 일인가 봤더니, 한 무인점포에서 캐릭터카드를 사려던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사려고 했던 카드의 박스에 바코드가 없어 '셀프 계산'이 쉽지 않자, 낱개 숫자를 일일이 센 뒤 계산을 했다는 거야. 나쁜 마음을 먹으면 바코드가 아예 없었으니 계산하지 않고 그냥 가져갈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고 양심껏 계산을 한 거지. 며칠 뒤 이 학생을 만나 물어보았더니 예전에 비슷한 사례로 뉴스에 나왔던 대학생 누나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다가 비슷한 상황이 닥치자 그 누나가 했던 모습을 떠올려 행동했다고 해. 선한 영향력의 힘이라고 할 수 있지.




살다 보면 나의 사소하고도 작은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단다. 그게 나쁜 영향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영향이 될 수도 있어. 한번 사는 인생 모두가 다 '그럴듯하고 멋지게' 살고 싶어 해.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단지 물질적으로만 '있어 보이는' 삶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에서 멋진 삶을 살 수 있어. 바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면서 말이야.


최선을 다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열심히 일한 대가로 나 스스로에게 멋있게 보상을 하며 사는 모습이 '멋있는 삶'이라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꼭 이러한 외적인 멋있음이 아니더라도 위에 언급했던 무인점포 선행처럼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선행을 통해 누구보다 멋있는 하루를 보낼 수도 있어.


지루할 것만 같은 의미 없는 하루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마음만 먹으면 참 멋있는 하루, 참 멋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 꼭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말이야.




며칠 전에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백화점에 가는 길이었어. 너는 채 1살도 안된 만 8개월 아가였으니 지금은 그때 일이 기억도 안 나겠지. 무거운 기저귀가방을 들고 유모차엔 너를 태운채 백화점을 향해 걸어가는데 옆에 대학생 청년 3명이 걸어가고 있더라. 분명 바로 옆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청년들 발걸음을 따라갈 수 없었는지 어느새 우리와 그 대학생들은 점점 멀어져 갔지.


그들이 한참은 앞서가서 눈에도 안 보일 때쯤 우리가 백화점에 다다랐어. 엄마는 보통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문을 열려면 몸을 돌려 엄마 등으로 온 힘을 다해 낑낑대며 문을 열었었거든?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생각을 하고 문 앞에 다다랐는데 글쎄 한참 전에 우리를 앞서갔던 그 대학생 무리 중 한 명이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다른 친구 2명의 '야 왜 안 와~!'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이미 그 학생들은 한참 전에 지나갔어야 했는데 말이야.


보통 바로 옆에서 문을 열고 지나가는 상황에서는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어도 이렇게 한참을 기다렸다가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거든. 옆에 잠깐 스쳐 지나갔던 아줌마와 아기가 기억났었는지 그 청년은 우리가 올 때까지 문을 열고 기다려주고 있었던 거야. 사실 참 작은 행동인데 엄마는 그 행동이 너무나도 고맙고 고마워서 감동을 받을 정도였단다.


그저 문 한번 열어줬을 뿐인데.

그 대학생 형 덕분에 그날 엄마랑 너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었어. 그렇지?




누군가는 하루가 지루하고 의미 없다며 자신의 하루를 한탄하고 자신의 인생을 불행해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똑같은 상황, 똑같은 조건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의미 있는 행동을 찾아 스스로에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단다.


『1cm』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했어. 매일매일이 기회라고. 그래서 살아가는 게 아름답다고.


의사처럼 누군가를 의학적으로 살려내는 게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이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나 스스로를 살릴 수 있어. 그게 정원에 꽃을 피우는 것일 수도,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준 것일 수도, 날아가는 풍선을 잡아주는 것일 수도 있겠지.



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니?


너 스스로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니? 너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너의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누군가를 살릴 수 있었던 하루였기를 바라.


하루하루 의미 없이 살아가기엔 우리에겐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도 많아.


너의 오늘이

너 스스로에게는 의미 있는 하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꽃이 되고, 지렛대가 되고,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는 하루가,

그래서 살아있음이 참 귀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기를 바라.


jonathan-borba-47whM1ZEvfU-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Jonathan Bor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