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엄마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은 막연히 갖고 있었단다. 가령 '배우자 기도'라는 것을 하게 됐는데 나중에 만나게 될 나의 '결혼 대상자'에 대한 기도였지.
배우자 기도라고 하면 으레 '이런 사람을 저에게 보내주세요.' 혹은 '이런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그 당시 엄마의 배우자 기도는 이랬단다.
"저를 위해 예비하신 누군가가 있으시겠지요. 하지만 전 아직 그 누군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제가 먼저 그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제가 먼저 사랑의 사람이 되어 상대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가 먼저 따뜻한 사람이 되어 상대를 감싸줄 수 있게 해 주세요. 제가 먼저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당시 엄마는 아직 나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끼던 때였어서 그랬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기도 덕분인지, 조금이라도 더 나 자신이 겸손해지고, 사랑받기 만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먼저 사랑 주기를 원하는 사람이 되어갔어.
사실 참 쉽지는 않아.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말이야.
누구나 내가 먼저 인정받길 원하고 내가 먼저 사랑받길 원할 수 있거든. 나조차도 그랬던 적이 많았고 말이야.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몸부림칠 때는 정작 좋은 사람이 나에게 오지 않았고, 내가 먼저 인정해 주고 사랑을 듬뿍 퍼줄 마음의 그릇이 되었을 때 좋은 사람들이 다가오더라.
그게 연애 대상이든, 일하는 동료든, 친구든 누구든지 말이야.
엄마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것저것 서툰 게 많고 이미 다 알고 있던 것도 백지장처럼 하얘져서 바보가 된 거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 내가 이러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을 했나 자괴감이 들 때도 있고 말이야. 엄마가 초임교사였던 첫해도 마찬가지였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데도 당황하게 되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리기도 했단다.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적 문화가 있어서일까.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완벽한 인재, 완벽한 신입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해. 사람은 완벽할 수 없는데 말이야. 그러한 사회적 기대치 때문인지,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단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어. '내가 신입티가 벗어나고 후임교사, 후배교사가 생긴다면 그들이 먼저 질문하기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가줘야지. 내가 먼저 알려줘야지. 내가 먼저 좋은 선배교사가 되어줘야지.' 하고 말이야.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줘야지.
이성 간의 연애와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내가 먼저 더 사랑을 받고자 하면, 아니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면 한없이 상대의 행동이 불만족하게 보일 거야. 사랑받고자 하는 기대치가 높아지고 상대의 행동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테니까.
하지만 받을 것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너의 마음에 충실하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려고 한다면, 너 역시 그에 합당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네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렴. 상대가 한만큼 똑같이 하려고 계산하는 사랑이 아닌, 아낌없이 듬뿍 줄 수 있는 사랑의 사람이 되렴.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의 저자도 이렇게 말했어.
당신 곁에 내가 좋은 사람이었으면 당신 곁에 내가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당신 곁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엄마는 네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를 바라고 또 바라. 돈을 얻는 것 보다도 사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네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이 너로 인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
기억하렴.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야. 받기만 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라. 이 책의 작가가 말한 거처럼 '좋은 사람이기를, 따뜻한 사람이기를, 괜찮은 사람이 되기를' 노력하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
승리에 대한 갈망과 성공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은 가지고 행동하되,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그 길의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행동들에 같이 안타까워하되,
과도하게 분노만 하지 말고, 옳지 않다고 판단한 안 좋은 행동들과 구별된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렴.
너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고 가치 있는 사람임을 늘 기억하되,
너 만큼이나 다른 이들도 똑같이 소중하고 똑같이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기억하며 그들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