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중에서

by 세잎

그날이 그날 같은

나만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날이 있다.

단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는 나만의 속도로 가고 있는 것뿐이다.

그 어느 누구와도 나의 성장속도를 비교하거나 맞춰가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렇게 나아가며 자라고 있다.

모든 꽃이 같은 시기, 같은 날에 피지 않는 것처럼.


-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중에서




엄마가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을 때면 반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 상담해 오는 게 "인간관계""성적" 이 두 가지야. 이번에 여기서 얘기해보고자 하는 건 두 번째 '성적'과 관련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걱정할 때가 있거든. 입시전쟁에 뛰어들게 될 고등학교 입학을 코앞에 둔 중3들은 특히 그 고민이 많아지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이고.


학생들의 가장 큰 적은 '비교'인 거 같아. 수능 그리고 입시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 학생들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은 필수불가결 하다고 말할 수도 있어. 매 시험마다 '등급'이라는 꼬리표로 학생들을 줄 세우니까. 엄마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너무나도 이해되고 공감돼. 엄마도 수능이라는 걸 경험하고 입시를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있지만 그 꼬리표를 받는 일이 썩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 그래서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잘 알고 있고.


그렇지만 입시를 앞두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이들, 혹은 시험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러 많은 과업들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기를!"이야.


비록 지금 당장 눈앞에서 뒤처진다고 해서 평생 뒤처지지는 않아. 물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될 대로 되라는 듯이 사는 인생이라면 뒤처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순 없어. 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그 결실이 맺어지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 그 노력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란 걸 나는 믿는단다.




엄마가 3학년 담임일 때 종종 졸업식날 학생들을 위해서 이런 글귀를 적은 액자를 졸업 선물로 주곤 했어.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반드시 핀다 너도" - 졸업식 선물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반드시 핀다. 너도.


모든 꽃이 봄에 필 필요는 없잖아.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저자도 말했어. 모든 꽃이 같은 시기, 같은 날에 피지 않는다고.


봄에 벚꽃이 피어나듯 추운 겨울에도 꽃은 피어난단다. 제주도에 있는 동백꽃은 추운 겨울 2월쯤 가장 예쁘게 만개하기도 하지.


우리는 저마다 각자 다른 꽃의 씨앗을 품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 지금 아직 무언가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니? 그렇다면 지금 너의 시기는 꽃을 피우는 시기가 아니라 열심히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줘야 하는 시기일 수 있어.


옆에 다른 꽃이 피어있다고 해서 부러워하지 말길 바라. '왜 나는 여전히 계속 제자리인가.' 한탄하기만 하며 그저 가만히 있는다면 절대 너의 꽃이 피어날 수 없단다.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 저절로 꽃봉오리가 맺히고 예쁜 꽃이 피어나는 게 아니듯이 말이야. 정성을 담아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어야지만 제 시기에 가장 예쁘게 꽃이 피어날 거야.




모자란 흙을 채우고 적당한 바람과 알맞은 물을 주니, 더디게 자라서 걱정했던 마음이 무색하게 탐스러운 열매가 열렸다. 뭐든 그렇다. 의문이 들어도 상황에 맞게 조금씩 묵묵히 하다 보면 결실을 얻게 된다.

- 『안녕한, 가』 중에서


더디지만 묵묵히. 의문이 들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꽃이 피어난다는 믿음을 가지고 묵묵히 네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둘씩 해보렴. 언제 이만큼 왔지 싶은 그때, 너만의 꽃이 피어날 거야.


우린 모두 꽃이고 저마다 자신의 꽃이 피는 자신의 계절을 기다리고 있어. 그 계절이 남들과는 다를 수 있지.

그게 따뜻한 봄일 수도, 뜨거운 여름일 수도, 낙엽 지는 가을일수도, 매서운 추위의 겨울일 수도 있어.


다만 남들과 다를 수 있음을, 너의 계절이 온다는 것을 믿고 지치지 말고 열심히 물을 주렴. 정성껏 햇빛을 쬐어주렴. 그것이 공부가 되었든 수련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말이야.


그렇게 너만의 속도로 너의 계절을 준비할 때, 다른 어떤 꽃보다도 예쁘고 멋지게 너의 꽃이 피어날 것이란다.


반드시 필 너의 계절, 너의 꽃을 기대하며.


사진: Unsplash의Daniel Ö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