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고 들어봤니? 네가 이 글을 읽고 있는 시점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졌기를 바라는데,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코로나19 : 2019년 11월부터 중국에서 최초 보고되고 퍼지기 시작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는 범유행전염병 - 출처 : <나무위키>
엄마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에는 "코로나19"를 검색하면 사전에 저렇게 쓰여있단다.
2019년에 전 세계적으로 이 전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했어. 처음 이 전염병이 뉴스에 보도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유행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야. 잠깐 유행한다 하더라도 금세 지나갈 줄만 알았지. 마치 겨울 독감처럼 말이야.
그런데 이 전염병은 아주 끈질기게도 한 달, 두 달, 아니 1년을 지나 3년이 넘게 전 세계인의 얼굴을 마스크에 가려지게 만들었어. 우리의 일상이 바뀌어버린 건 정말 한순간이었지.
서로의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
시원한 바람을 코끝으로 느낄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 다수가 모여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것.
너무 일상적이고,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당연한 일들이 한순간에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되어버렸단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서로의 얼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오직 두 눈뿐이었어. 마스크로 온통 가려진 입으로 인해 서로의 대화도 줄고, 서로의 표정도 읽을 수 없게 되었지.
그때는 아무도 몰랐어.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우리가 누렸던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말이야. 그 모든 순간들이 어쩌면 결코 당연하지 않은 기적 같은 순간들이란 사실을.
아마 3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외출 필수품은 마스크였을거야.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건 얇디얇은 그 마스크 한 장이었으니까. '오늘따라 날씨가 왜 이렇게 상쾌하지?' 싶어서 얼굴을 만져보면 그동안 나의 피부와 같았던 마스크를 깜빡해서 그랬다는 사실에 놀란적도 많아. 다급히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집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다시 챙겨 쓰고 나오곤 했지.
상상이 안된다고?
내 코와 입을 어떠한 것도 막지 않은 채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니. 그만큼 어떠한 방해물 없이 그저 상쾌한 공기를 코와 입으로 마실 수 있음이 그 당시에는 기적 같은 일이었어. 지금으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일상적인 일이니까 믿기 어렵겠지만 말이야.
그 당시 우리가 가장 원하고 가장 그리워했던 건, 거창한 게 아니었어. 바로 '일상'이었지. 아주 평범하고도 보통인 하루말이야. 지금 다행히 마스크착용 의무화가 해제되어 그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언제든 그 일상이 다시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그만큼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때에 그 누리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
『안녕, 소중한 사람』 책에서는 우리들이 그 보통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그 풍경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그 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삶 자체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해서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소중한지 잊게 된다는 거지. 어쩌면 끝까지 모른 채 살아갈 수도 있고 말이야.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한 방법은, 어쩌면 매우 단순한 거일 수 있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상,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거야. 다만 있는지조차 모른 채 그냥 지나치던 때보다는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자세히.
조금 더 가까이서 나의 일상과 내 모습을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행복감을 찾을 수도 있단다. 행복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거든.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지금의 내 모습에서 감사함을 느낄 때 행복은 시작되는 것 같아.
오늘 하루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음에,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음에,
향긋한 커피를 마실 수 있음에,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 같이 먹을 수 있음에.
꼭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일상 속에 생각보다 많이 숨어있단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그 숨어있던 행복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이 행복이었음을 깨닫는 실수를 범하곤 해. 코로나19를 경험했던 우리들이 "일상의 회복"을 그렇게 외치고 다녔지만, 또다시 일상을 소홀히 여기고 당연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갈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그 모든 기적들은 다시 신기루처럼 없어질지도 몰라.
너에게 주어진 일상의 행복들이 신기루가 아닌, 언제나 곁에서 잔잔히 존재할 수 있도록 너의 일상을 가까이 들여다보기를 바라. 큰 행복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잔잔한 작은 행복들이 너의 일상을 더욱 아름답게, 더욱 반짝이게 만들어 줄 거야.
우리 본인들은 정작 느끼지 못했던 반짝이는 우리의 일상들이 있어.
그 반짝이는 일상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인상적인 공항철도 기관사님의 퇴근길 안내방송이 있어서 방송의 내용을 적어봤어. 한번 읽어보렴.
잠시 시간을 내어 창문 밖을 바라봐 주시겠습니까?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도 좋지만 저는 한강 양 끝을 따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들의 불빛을 보곤 합니다.
아마도 운전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서 빛나는 불빛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모르고 있겠죠? 이것은 바로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는 사람은 우리의 빛을 느껴도 정작 우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여러분 또한 저 빛나고 있는 차량들의 불빛처럼 언제 어디서나 늘 반짝이고 있는 존재라는 것 잊지 마시고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이임찬 공항철도 기관사님.
운전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서 빛나는 불빛이 아름다운 줄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기관사님의 말씀이 너무 와닿았어. 엄마 역시 한 번도 내가 운전하는 차의 불빛을 본 적 없으니까 말이야. 내가 지니고 있는 불빛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나머지 그 불빛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사는 것 같아. 우리가 풍경 안에 속해 있는 바람에 우리가 얼마나 찬란한 풍경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사진 출처 : 블로그 로움이의 일기장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우리에게 주어진 수많은 "당연한 일상들, 당연한 존재들, 당연한 하루들"......
그 '당연한' 이름이 붙여져 행복인지 모르고 지나간 수많은 찬란한 순간들이 있을 거야.
기억하렴. 그 모든 것이 기적이었음을.
그 기적이 지금도 여전히 너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라.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중략)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