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이스 어프로치

오케이?! 땡큐!!

by Three Lee

티샷과 페어웨이에서 위기를 겪고 나면 샷에 자신감이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전에는 하지 않았던 소극적인 스윙을 하다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지나간 실수를 잊고 그동안 연습한 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스윙하라고 프로들은 말한다. 지난 실수에 영향을 받지 않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 미스샷을 덮어두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나머지 게임을 잘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병원의 소아 병동 출입구에는 위와 같은 말이 쓰여있다. 그곳에는 장기로 병동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오랫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부모들은 많이 힘들 것이다. 침대 밑의 간이침대에서 매일 쪼그려서 자며 밤낮으로 아이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이의 병세가 차도가 있다면 힘이라도 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신적으로 버텨주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보살피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아이가 병동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할까 봐 휠체어를 대여하여 병원을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병원에는 장기간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시설들과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런 시스템들이 있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전에 유모차 태워서 다니던 생각도 나고 아주 평온해졌다. 마치 그때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담당 주치의는 다시 뇌파를 측정해 보자고 했다. 반복 동작을 하는 증상이 처음보다 좋아진 듯하고, 아기가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 입원 시 뇌파를 측정했을 때가 생각난다. 아이의 머리 이곳저곳에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측정 장비를 부착하고 검사가 끝날 때까지 아이가 급격히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수면 전과 수면 중 그리고 수면 후의 뇌파를 측정하여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다.

측정이 다 끝나고 나면 머리에 붙어있는 장치들을 제거하고 장비를 고정할 수 있게 바른 접착용 크림도 모두 씻겨내야 한다. 처음 봤을 때는 장비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 보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다. 결과만 좋게 나온다면 얼마든지 다시 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며칠 후에 뇌파검사 결과를 보고 의사는 일단 퇴원을 해도 될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뇌파도 결과도 깨끗했기 때문이다. 치료가 어려운 병이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초기에 현상을 발견했을 때 방치하지 않고 빠르게 대응한 것이 치료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발달 상황을 지켜보며 아기가 조금 클 때 까지는 유심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담담한 어조로 말씀해주시는 주치의 선생님을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함께 치유되는 듯했다.


좌절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나의 샷을 이어 간다면 시작이 조금 안 좋더라도 언제든지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18홀은 길고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기에 나를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 골프이며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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